"학습과 평가 분리되는 건 많은 낭비"… 저서·기고 등 통해 '수능 폐지' 일관 주장교육부 '2022 교육과정'에 적용할 새 대입 제도 추진… 장관 임명되면 설계 책임
  • ▲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장관. ⓒ강민석 기자
    ▲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장관. ⓒ강민석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후보자가 지난해 교육 관련 국제회의에서 인공지능(AI)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이 밝혀졌다. 

    이 후보자는 2021년 6월 아시아교육협회 등이 주관한 '2021 High Touch High Tech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능 폐지를 언급했다.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자격으로 회의 전반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

    13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당시 "학습과 평가가 분리되는 것은 많은 낭비를 초래한다. 수능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내가 필요한 공부, 정말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능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며 "이런 학습과 평가의 분리 문제를 AI를 통해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AI 기술은 스텔스 평가라고 해서 그냥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있으면 스텔스 전투기처럼 안 보이게 평가는 자동적으로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수능 대신 듀오링고(AI 기반 언어학습 프로그램)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써서 부담을 확 줄일 수 있다. (대입의) 많은 문제들이 AI 교육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을 종합하면 학교에서 교사와 AI 기술이 공동으로 학생들이 공부하는 과정마다 자연스럽게 평가하고 그 결과를 누적해 분석하면 수능이 필요없게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능'을 향한 부정적 인식 꾸준… 영향력 축소 방안 추진할 수도

    수능을 향한 부정적 인식은 지난해 1월 이 후보자가 공저자로 참여한 <AI교육혁명>에서도 나타난다. 이 후보자는 "(수능으로 대표되는) 고부담 시험으로는 AI에 대체되지 않는 역량을 평가 못한다. 입시는 결국 AI가 제공하는 지속적 맞춤평가와 교사가 인간적 연결을 통한 평가로 대체된다"고 봤다.

    지난 2월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 후보자는 "(AI와 교사의 협업으로) 학습과 평가의 통합으로 평가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높일 수 있게 되면 수능과 같은 고부담 시험은 10년 이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적용할 새 대입 제도를 설계하는 중이다. 이 후보자가 국회 검증 절차를 거쳐 임명될 경우 새 대입 제도의 설계 책임자가 된다. 자격고사 수준으로 수능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