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직… '부의장 사퇴' 시사정청래, 국회 과방위원장과 민주당 최고위원 겸직… "일 욕심 많다" 거부
  • ▲ 정청래 국회 과방위 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청래 국회 과방위 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겸직 논란이 인 상임위원장직에서 사퇴할 뜻이 없다는 견해를 재확인했다. 반면,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직하게 되자 부의장직 사퇴를 시사했다. 

    국회 상임위원장과 민주당 최고위원 겸직 논란을 빚고 있는 정 의원이 13일 "(과방위원장을) 제가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최고위원은 선출직으로, 선출직의 거취는 신중해야 한다"며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이미 물어봤는데 과방위원장을 물러나면 안 된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제21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최고위원을 겸직해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법에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통상 주요 당직을 맡을 경우 중립성 유지 차원에서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것이 관행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최고위원에 선출된 정 의원에게 국회 관행에 따라 과방위원장에서 내려올 것을 제안했지만 정 의원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국회 부의장도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통해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되면서 국회부의장과 비대위원장 겸직으로 민주당의 비판을 받은 바 있지만, 정 부의장은 12일 국회에서 "제 스타일상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못한다"며 사퇴를 시사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선출직인 부의장을 하다 사실상 임명직인 당의 비대위원장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국민의힘이 저보고 사퇴하라고 한 이유로 간사를 선임하지 않는다고 해서 간사 선임 안건을 두 번 올렸다. 본인들이 들어왔으면 (이미) 간사 선임이 됐다"며 "수업에 무단으로 결석하고 그 선생님 물러나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나 똑같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뒷구석에서 '정청래 과방위원장 너무 욕심 있는 거 아닌가'라고 궁시렁궁시렁 말이 많은가보다"라며 "그래 맞다. 일 욕심 많다. 일하는 국회 좀 하자. 국힘 무단결석 그만하고 일 좀 하자. 베짱이의 못된 배짱인가?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질타했다.

    이처럼 정 의원이 과방위원장직 사퇴 요구를 계속 거절하자 국민의힘 소속 한 과방위 위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겸직을 안 하는 것이 관행인데 무시하고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 의원의 겸직과 관련해 "그쪽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도 "나였다면 겸직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 같으면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며 "(겸직 하는 것을) 우리가 '잘됐다' '못됐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도 웃기는 것 아닌가"라고 개탄했다.

    정 의원의 상임위 운영과 관련해서도 이 의원은 "지금과 같은 운영은 상임위 운영이 아니라 (민주당의) 간담회식 운영"이라고 질타했다.

    과방위에 소속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정 부의장은) 한 당의 당 대표를 맡으시려면 국회부의장을 사임하시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지적하자 "정청래 위원장님께도 꼭 전해 달라"라고 응수했다.

    앞서 2020년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당 사무총장직을 맡으면서 과방위원장을,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당 정책위 의장에 선임되면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직을 내려놓았고, 지난해 윤관석 민주당 의원도 당 사무총장을 맡게 되면서 정무위원회 위원장직에서 사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