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의 기적' 만들고 '부국의 기초' 다진 거인들이상우 신아시아연구소 이사장이 쓴 대한민국 근현대사
  • 낡은 절대군주제의 착취 대상으로 지배받던 조선왕조의 백성들을 일찍이 눈 뜬 깨인 지식인들이 가르쳐 나라의 주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진 국민으로 만들었다. 이들의 뒷받침으로 자유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었다.

    배움이 부족하고 가난한 백성은 공산전체주의의 선전에 쉽게 굴복한다. '인권이 보장된 자유'보다 먹고 사는 것이 급하기 때문이다. 국제공산당과 중국공산당의 지원을 받아 한국을 공산화하려는 조선공산당의 백 년에 걸친 집요한 정치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안목을 가진 정치 지도자들과 '경제입국'에 뜻을 두고 헌신해온 기업인들이 빈한한 후진국 한국을 세계 10위에 드는 경제 선진국으로 만들어 놓은 덕분이었다.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온 분들(도서출판 기파랑 刊)'의 저자는 그 '깨인 선비'들을 기리며 뜻을 세워 나라의 앞길을 여는데 헌신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 책은 체계적인 역사책이 아니다. 험난했던 한국의 근현대사를 이끌어 온 사람들 중에서 나라 사랑의 뜻을 세우고 그 뜻의 실현을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을 조명해보려는 이야기책이다. 그 속에서 역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찾아보고 그들이 걸어온 길에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맞이할 도전과 과제들의 모범답안을 찾기 위해서 새로운 구성으로 시도했다.

    역사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역사를 만든다


    이 책은 1부에서는 국권 회복과 대한민국 건국의 기적을 이뤄낸 인물을, 2부는 안정적인 자유민주주의의 정착과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부국의 기초를 닦은 분들의 이야기로 나눴다.

    특별한 것은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뿐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창의성과 성실함으로 발전을 거듭하며 사회발전에 기여했던 기업인과 학자, 언론인들도 다뤘다는 점이다. 사회 발전의 근본인 지성과 교육의 힘을 보여준 분들과, 과학과 기술로 선진공업국의 도약판을 만들어 준 분들, 언론의 계몽자적 역할을 한 분들 등 200여 명에 달하는 선각자들의 발자취를 되짚어갔다.

    '전제군주제 국가였던 조선시대, 민주공화국의 꿈을 심은 사람들(박규수·김옥균·유길준·박영효 등)'의 이야기로 서막을 올린 저자는 '식민시대, 건국의 기초를 닦은 사람들(김좌진·서재필·안창호·이상재·조만식 등)'과 '대한민국 건국의 기적을 만든 사람들(이승만·김구·김규식·조소앙·신익희 등)'의 주요 업적을 나열하며 이들의 과(過)보다 공(功)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어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분들(백선엽·정일권·강영훈·채명신 등)'과 '전후 복구와 부국의 기초를 다진 분들(박정희·김재익·신현확·남덕우·이한빈·서석준·서상철·조중훈·이병철·정주영·박태준·최종현·김우중·조덕영·박영주·승은호 등)', '교육입국의 뜻을 세워 헌신한 분들(김호길·윤덕선·윤대원·조규복·김원규 등)'을 소개하며 어려웠던 시기, 선진 한국으로 이르는 길을 여는데 헌신한 '숨은 거인'들의 족적을 따라가 본다.

    '해방 1세대'가 살며 지켜본 대한민국 70년사

    오래된 사진첩을 펼쳐 빛바랜 사진들의 추억을 이야기해주는 느낌이지만 저자가 이끌어가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대한민국의 건국, 부국, 호국의 근현대사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해방 1세대'를 자처하는 저자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일제시대를 회상한다고 말한다. 전쟁 말기 쌀은 모두 공출당하고, 대두박을 배급받아 끼니를 때우고, 나팔꽃 뿌리를 캐어 씹으며 학교를 다녔다는 저자.

    그러나 저자 앞세대의 희생은 훨씬 더 컸다. 그들은 학병으로 징집당해 태평양 섬에서, 만주에서, 중국에서 전사했다. 6.25전쟁 당시엔 피난 간 사람은 국군으로 징집되고, 피난 못간 사람은 인민 의용군으로 잡혀가서 전사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대학에서 공부해야 할 기회를 다 놓치고 전후 사회에서 2등 국민으로 전락했다.

    몇 년 전 '살며 지켜본 대한민국 70년사'를 썼던 저자는 자신의 앞세대인 김성진 장관이 쓴 '한국정치 100년을 말한다'와 '박정희를 말한다'를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의 바로 앞세대가 본 한국 역사와 자신의 세대가 본 역사가 어떻게 다른가를 알게 됐다는 것.

    이에 생각을 다듬어 자신의 세대가 접했던 '어른'들의 마음가짐을 쓸 생각을 했다는 저자의 말 속에서 한국사의 진면목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자 하는 '해방 1세대'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 저자 소개

    이상우(李相禹): 1961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1966년 법학석사(국제법) 학위를 받았다. 1971년 하와이주립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이어서 미국국방성이 지원하던 DON project에 참가해 부소장으로 일하면서 국가 간 갈등, 전쟁, 평화질서 등을 연구했다. 1983년 Princeton대학교 및 대만정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1992년과 1999년 일본 게이오대학교 교환교수 등을 역임했다. 1973년부터 경희대학교와 서강대학교에서 30년간 정치학 교수로 봉직했으며 그 후 4년간 한림대학교 총장으로 근무했다. 그밖에 국제정치학회장, 외무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 위원장,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위원장, 통일교육위원 중앙협의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정치학개론', '국제정치학강의', '국제관계이론', '한국의 안보환경(제1집, 제2집)', '북한정치', '함께 사는 통일', '럼멜의 자유주의 평화이론', '새로 쓴 우리들의 대한민국', '살며 지켜본 대한민국 70년사', '자유 민주 지키기' 등 이 있다. 현재 사단법인 신아시아연구소(NARI)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서울인상(서울고)',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상', '관악대상(서울대총동창회)', '국민훈장 목련장', '함경남도 도민상', '함경남도문화상', '자유문화상', '몽골우의훈장' 등을 수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