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이어 노사정 신년인사회도 불참, 文정부에 단독교섭 요구… “독자노선” 비난
  • ▲ 왼쪽부터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경총회장, 김순옥 여성 경총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노사정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축하떡 커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왼쪽부터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경총회장, 김순옥 여성 경총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노사정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축하떡 커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노동계 ‘제1노총’으로 올라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노동계·사용자(기업)·정부 대표가 참석하는 '2020년 노·사·정 신년인사회'에 불참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신년인사회는 물론,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도 2018년 10월부터 불참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촛불정권의 일등공신인 민주노총이 문재인 정권과 결별하고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8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0년 노·사·정 신년인사회에는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등 노·사·정 대표를 비롯해 유관 단체·기관장, 학계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노동정책 후퇴 반성 없는 자화자찬"… 민주노총, 文 신년사 비판

    당초 노동계는 민주노총이 이번 신년인사회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년인사회에 앞서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한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표가 모이는 이 모임에서 관련 논의를 나눌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7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한 논평을 내고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무산 △초단시간 일자리 증가 △40대 및 제조업 일자리 감소 △고용부진으로 인한 경기침체 심화 등을 지적하며 “노동정책 후퇴에 대한 반성 없는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이 노·사·정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에 불참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참여하던 경사노위에는 2018년 10월부터 불참했다. 이 같은 민주노총의 '무책임한' 행보에 대해 이날 행사에서 쓴소리가 터져 나온 이유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불참한 민주노총을 향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민노총이 없다는 것이 대단히 안타깝다”며 “(조합원) 숫자가 늘어 제 1노총이 된 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지 응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투쟁이 중요하고 사회적 대화를 외면하는 조직이 있다"며 "경사노위는 2020년 올해에는 한노총·경총 등과 함께 반드시 사회적 대화의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도 "자기 생각만 옳다는 아집은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손 회장은 "우리는 국가와 사회를 걱정하는 자세를 지니고, 무책임한 자세는 고쳐야 한다"면서 "경사노위가 노사 대타협을 이루는 중요한 장소가 되길 바란다. 정부는 경쟁력 회복을 위해 규제개혁에 힘쓰는 한편, 기업과 근로자는 노사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사노위·경총, 한 목소리로 민노총에 쓴소리

    익명을 요구한 노동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도 경사노위가 아닌 방법으로 정부와 교섭하겠다고 했었다”며 “경사노위, 신년인사회 불참은 이것의 연장선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보다 투쟁을 외치는 민노총이 몸집마저 커졌으니 이제는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1999년 김대중 정부가 정리해고제를 도입한 것에 반대의사를 표한 이후 지금까지 노·사·정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수에서 한국노총을 추월하며 제1노조에 올라선 이후 지난해 12월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에 사실상 단독교섭을 요구하기도 했다.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사노위를 배제하고 정부와 민주노총 간 1대 1 협상을 하자는 것이다.

    이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민주노총이 제1노조로 올라선 뒤 경사노위에 들지 않고 정부와 단독교섭하겠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