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들여 발간한 '50주년 화보집' 좌편향 논란… 통일부 "최근 순으로 배치" 해명
  • ▲ 통일부가 지난 7월 발간한 50주년 기념 화보집 '걸어온 길 가야할 길' ⓒ통일부
    ▲ 통일부가 지난 7월 발간한 50주년 기념 화보집 '걸어온 길 가야할 길' ⓒ통일부
    통일부가 지난 7월 발간한 ' 창설 50주년 화보집'을 두고 정치편향 논란이 일었다. 본지가 화보집을 입수해 실린 사진의 분량과 배치를 분석한 결과, 좌파 정권의 성과는 중점적으로 부각했지만, 우파 정권의 성과는 축소한 정황이 나타났다. 특히 화보집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보다 북한 김정일·김정은 부자의 사진이 더 많이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지난 7월 창설 50주년 화보집 <걸어온 길, 가야 할 길>을 발간했다.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  2500권을 발간해 유관기관 및 공공도서관 등에 배부했다. 

    화보집은 △1969~79 태동, 대화의 시작(박정희 정권) △1980~87 통일 논의, 접촉과 교류의 시작(전두환 정권) △1988~97 제도화, 공존으로(노태우‧김영삼 정권) △1998~2007 화해협력, 진입과 본격화(김대중‧노무현 정권) △2008~16 조정, 새로운 모색(이명박‧박근혜 정권) △2017~현재 평화와 번영을 향해(문재인 정권) 등 6개 장 총 182쪽 분량으로 구성됐다. 

    3년차 文 대통령 사진 6장인데... MB는 1장, 박근혜는 0장

    이 중 남북교류가 본격화한 김대중‧노무현 정권과 관련한 분량이 44쪽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문재인 정권 37쪽, 이명박‧박근혜 정권 34쪽 순이다. 임기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권 관련 내용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의 기록보다 많은 것이다.  

    특히 사진의 경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단 1장에 불과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은 한 장도 실리지 않았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4장, 노무현 전 대통령은 2장이 실렸고,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6장으로 가장 많았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은 북한 김정일(6장)·김정은(7장) 부자 사진보다도 적었다. 

    우파 정권의 남북교류 성과가 좌파 정권 때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관련 사진이 한 장도 실리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드레스덴 선언'은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3월28일 독일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대북 원칙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소개해 주목받았다.

    "박정희 사진은 작은 크기에 뒷모습…그나마도 식별 불가능"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사진의 장수뿐만 아니라 크기‧형태 등 배치한 것만 보더라도 편향성이 두드러진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은 4장 중 3장이 매우 작은 크기이고, 뒷모습이기 때문에 식별할 수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 1장도 (좌파 정권 대통령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아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보다 우파 정권의 사진이 적은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특정 기준 없이 사진을 배치한 것"이라며 "가장 최근 사진 순으로 비중이 많이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