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사전 조율해 훈련 이뤄져"…軍 "3월 훈련 몰랐다"는 일부 보도 해명
  • ▲ 미 해병 항공대도 운용하는 대형 헬기 CH-53D 슈퍼 스탈리온. ⓒ미 국방부 공개사진.
    ▲ 미 해병 항공대도 운용하는 대형 헬기 CH-53D 슈퍼 스탈리온. ⓒ미 국방부 공개사진.
    미 해병대가 지난 3월 한국에 전개돼 훈련했음에도 군 당국이 몰랐다는 일부 보도에 국방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해당 훈련은 한미 양국이 사전에 조율한 데 따라 치러진 훈련으로, 우리 군도 훈련 내용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등 국내 언론은 2일 “미 해병대 소속 항공기 14대가 지난달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와 훈련을 실시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며 “이 같은 사실을 군 당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태평양해병사령관(중장)이 국내 세미나에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등이 인용한 내용은 루이 크라파로타 미 태평양해병대사령관이 한국 해병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 앞서 공개한 발표문이다. 크라파로타 사령관은 발표문에서 M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4대, CH-53 슈퍼스탈리온 헬기 4대, AH-1Z 바이퍼코브라 공격헬기 4대, UH-1Y 휴이 다목적 헬기 2대가 한국에 전개됐다고 밝혔다.

    크라파로타 사령관은 “훈련을 위해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 해병대와 해군의 준비태세가 향상되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이번 훈련은 하와이에 주둔 중인 해병대가 한국 해병대·특수부대들과 함께 훈련할 좋은 기회로, 한국군과의 연합훈련으로 미 해병대의 전투준비태세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하와이 미 해병대 항공단만 훈련”

    국내언론은 “지금까지 미 해병대 항공기는 오키나와 후텐마기지 등에서 한국으로 출동했고,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아닌 상황에서 미군이 한국에서 이런 훈련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인용했다.

    <조선일보> 등은 “이번 훈련은 한미 해병대가 매년 20여 차례 가까이 실시하는 KMEP 훈련과도 별개여서 우리도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는 군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번 훈련은 사실상 대북 특수부대 침투훈련으로, 미군과 함께 훈련한 한국군 특수부대는 육군 특전사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 ▲ 2016년 3월 쌍용훈련 당시 한국 해군 독도함에 착륙하는 미 해병항공단 MV-22 오스프리. 앞의 군인들은 뉴질랜드 육군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3월 쌍용훈련 당시 한국 해군 독도함에 착륙하는 미 해병항공단 MV-22 오스프리. 앞의 군인들은 뉴질랜드 육군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방부는 이 같은 국내 언론 보도에 “한국과 미국이 서로 사전조율 없이 이런 훈련을 할 수 없다”면서 “미 해병대의 훈련 내용은 사전에 다 알고 있었지만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크라파로타 중장도 미 해병대의 훈련이 어떤 내용이고 목적인지는 밝히지 않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 해병대의 한국 전개 훈련은 지난 3월 초부터 한 달간 한반도 전역에서 이뤄졌다. 참여한 부대는 하와이 주둔 미 해병대 소속 제24해병항공단(24MAG)이었고, 한국군은 특전사가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미 해병대 특수부대나 한국 해군 SEAL, 한국 해병대 병력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방부 설명에 따라 하와이 주둔 제24해병항공단 소속 항공기를 확인한 결과 이들의 훈련은 ‘참수작전’과 같은 평시의 은밀한 침투훈련이라기보다 정규전 상황에서 특수부대를 적 후방에 침투시키는 훈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24MAG는 특수부대용 MH-53 헬기를 운용하지 않는데다 이번 훈련에 나온 AH-1Z와 UH-1Y는 통상적인 작전에 주로 사용한다. 또한 한국군 특전사와 함께 훈련했다는 점도 정규전 상황을 대비한 훈련 가능성을 높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