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군, 질병 확인 때 외엔 마스크 못 써… 한국 상황 감안해 '예외' 인정
  • ▲ 지난 1월 명동 거리를 걷는 외국인 관광객. 외국인들도 이제 한국 공기가 나쁘다는 사실을 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월 명동 거리를 걷는 외국인 관광객. 외국인들도 이제 한국 공기가 나쁘다는 사실을 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미세먼지 농도는 사상 최악이었다. 이 미세먼지가 주한미군의 복장규정까지 바꿨다.

    미 국방부 기관지 <성조>지는 지난 1일 “주한미군이 공기 질이 열악한 한국상황에 맞춰 군복을 입은 상태에서도 검은색 미세먼지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복장규정의 예외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예외규정은 미국이 자체적으로 측정하는 기준에 따라 대기 질이 주황색 또는 그 이상으로 나쁠 경우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허용한다. 마스크는 한국 기준을 통과한 ‘KF94’급 또는 미국 기준을 통과한 방진 마스크(N-95)를 착용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전 세계 공관에서 측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환경보호청이 계산한 ‘대기질지수(Air Quality Index)’를 발표한다. AQI 50까지는 녹색, 50~100은 황색, 101~150은 주황색, 151~200은 빨강색, 201~250은 자주색, 250 이상은 짙은 갈색으로 표시한다. 주한미군이 마스크를 쓸 수 있는 주황색은  P.M 2.5 농도 35.5~55.4㎍/m³에 해당한다.

    미 육군 규정에 따르면, 군복을 입은 상태에서는 병에 걸렸다고 확인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코와 입을 가리는 마스크를 쓸 수 없다. 반면 미 공군은 공기 질이 나쁠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허용한다.

    <성조>지는 “한국에서 대기 질이 점점 더 악화하면서 주한미군 내에서 야외훈련이 많은 병사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면서 “지난 3월 청원 사이트(change.org)에는 3400명이 넘는 사람이 주한미군사령부에 마스크 착용을 허용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에서 근무 중인 미 육군 2사단 지원여단 11공병대 소속 제니퍼 알렉산더 준위의 사연도 전했다. 알렉산더 준위는 그동안 미세먼지 때문에 두통에 시달렸는데 마스크 착용이 가능해지자 매우 기뻐했다.
  • ▲ 미국의 AQI를 토대로 공기질 지수를 보여주는 사이트에 나온 동북아 지역 대기질. ⓒAQICN 홈페이지 캡쳐.
    ▲ 미국의 AQI를 토대로 공기질 지수를 보여주는 사이트에 나온 동북아 지역 대기질. ⓒAQICN 홈페이지 캡쳐.
    이어 “한국에서는 겨울부터 초봄에 이르기까지 폐질환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미세먼지(P.M 2.5) 농도가 매우 높다”면서 “현재 한국에는 2만8500여 미군 장병이 주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30~80㎍/m³까지 보통, 80~150㎍/m³은 나쁨, 150㎍/m³ 이상은 매우 나쁨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은 25㎍/m³를 초과하면 나쁨으로 표시한다.

    한편 한국군은 2017년 7월1일부터 미세먼지 상황이 나쁠 경우 훈련 등 장병들의 야외활동을 중단하고, 초병 등 야외근무가 불가피한 경우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쓰도록 규정을 고쳤다. 이와 함께 장병들에게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정기적으로 보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