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공격하고 도구' 추정 물체, 황해도로 넘어가… 속초함, 함포 쏘며 추적해 촬영
  • ▲ 2010년 3월 26일 당시 해안소초의 TOD(열영상 감시장비)로 촬영한 천안함. ⓒ국방부 공개영상 캡쳐.
    ▲ 2010년 3월 26일 당시 해안소초의 TOD(열영상 감시장비)로 촬영한 천안함. ⓒ국방부 공개영상 캡쳐.
    천안함 폭침 당시 논란거리 가운데 하나는 현장에서 해군 초계함 ‘속초함’이 미확인 물체를 추적하면서 함포를 발사했던 일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속초함’이 당시 괴물체를 추적하면서 촬영한 ‘전자광학장비(EOTS)’ 영상 가운데 1분씩 2곳이 삭제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이 보도가 사실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재섭 국방부 조사본부장은 지난 28일 “(천안함 폭침 당시 괴물체를 추적하던) 속초함이 EOTS로 녹화한 1시간짜리 영상 가운데 괴물체를 향해 경고사격 뒤 격파사격을 실시하던 때의 영상 원본 1분, 사본 1분이 사라졌다”며 “이는 당시 관련 기록을 살펴본 결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군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 직후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에서 가장 먼저 속초함 함교 상부에 장착된 EOTS 영상을 확인했다”면서 “당시 전비태세검열실 조사자료를 보면 영상이 삭제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함대사령부로 복귀한 속초함은 상부 지시에 따라 봉쇄돼 며칠 동안 접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속초함 함장은 “실무간부가 EOTS 영상을 복사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지워졌다”며 “고의성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천안함 폭침 후 추적…괴물체, 장산곶서 사라져

    <경향신문>이 보도한 ‘천안함 폭침 때 속초함의 괴물체 추적’은 당시 군 조사 과정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됐던 일이다. 2010년 3월26일 ‘천안함’이 폭침당한 직후 ‘속초함’은 해군 2함대사령부의 명령을 받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까지 출동했다.

    오후 10시55분, ‘속초함’은 백령도 북쪽 해역에서 42노트(76km/h)의 속도로 빠르게 북상하는 미확인 물체를 포착했다. ‘속초함’은 사격통제 레이더로 이 물체에 경고사격을 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자 오후 11시부터 5분 동안 76mm 함포 135발을 쏘았다. 이 괴물체는 NLL을 넘어갔고, 오후 11시9분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어 11시11분, 이 물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황해도 장산곶 육상에서 포착된 뒤 사라졌다.

    이후 천안함 폭침 조사 과정에서 ‘속초함’의 사격이 논란이 되자 국방부는 “레이더 상에서 물체가 하나에서 두 개로 분리됐다가 다시 합쳐지는 현상이 반복된 데다 결국 육지로 사라졌다”며 “새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발표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는 한동안 사그라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