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 과정에서 단층대 활성화"…포항시민 대정부 집단소송에 영향 미칠 듯
  • ▲ 대한지질학회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 대한지질학회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지진(규모 5.4)이 인근에 위치한 지열발전소에 의해 발생했다는 정부 조사연구단의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포항지진이 자연지진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그간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주관해온 정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대한지질학회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 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지질학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정부 연구단은 "지열발전을 위해 땅 속에 물을 주입하면서 생긴 압력이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지진이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 연구단은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 및 원인을 찾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열발전은 지하 4km 이상 깊이에 구멍을 뚫고 물을 넣으면 지열을 통해 배출된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원리다. 연구단은 지열발전을 위해 굴착 및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외부 저항력이 강한 단층대를 자극했다고 판단했다.

    이강근 대한지질학회장(서울대 교수, 조사단 총괄책임자)은 "굴착시 발생한 진흙 누출과 주입한 물에 의해 확산된 공극압이 지진을 순차적으로 유발시켰다"고 설명했다. 

    포항지진은 2016년 9월 발생한 경북 영주지진(규모 5.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던 지진으로, 지열발전소가 지진 발생에 관련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이날 발표되면서 포항시민들의 집단소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해 10월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주관한 국가 등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포항시는 소송 관련 규모, 대상 등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