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북한 제재 완화" 주장… 19일 영국 총리 회담에서 또 요청할 듯
  • ▲ 문재인 대통령이 이탈리아 대통령궁을 방문한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이탈리아 대통령궁을 방문한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및 발사대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시 국제적 감시 속에 대표적 핵 생산시설 폐기 약속이 이행될 경우 북한이 계속 비핵화를 하도록 국제사회의 격려 및 유인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언급한 데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낸 것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프로세스에 대해 이탈리아가 적극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기를 약속했으며, 미국의 상응 조치 시 국제적 감시 속에 대표적 핵 생산시설 폐기를 공언했다"며 "그것이 폐기될 경우 상당 부분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는 만큼 북한이 비핵화를 계속하도록 국제사회의 격려 및 유인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콘테 총리는 "문 대통령께서 진행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매우 중요하며 역사의 한 장을 쓰고 있다"며 "이탈리아 정부는 항상 지속적으로 완전하게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이탈리아에서도 계속되는 '대북제재' 완화 요청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제재 완화' 언급은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역시 이탈리에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이탈리아 총리에 언급한 말은) 늘상 하시는 말씀"이라며 "제재가 비핵화를 위한 제재여야 하고,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UN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하며 마크롱 대통령께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 달라"고 한 바 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저희는 무엇보다 평양의 구체적인 공약, 비핵화와 미사일 계획을 폐지하기 위한 프로세스에 실질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길 기다리고 있다"며 "그때까지는 저희가 유엔의 안보리가 채택한 제재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9월 평양남북공동선언 미묘하게 내용 달라

    또한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기를 약속했으며, 미국의 상응 조치 시 국제적 감시 속에 대표적 핵 생산시설 폐기를 공언했다"고 언급한 부분은 지난달 19일 9월 평양남북공동선언에서 '검증'에 대해 합의한 부분과 비교할 때 미묘한 차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은 지난 9월 19일 평양 공동선언 5조 1항에서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9월에는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에 대해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을 허용키로 합의했는데, 이날 이탈리아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영변 핵 생산 시설 폐기가 국제적인 감시 속에 이뤄질 것이라 언급한 것이다.

    9월 평양공동선언의 핵 생산 시설 폐기 관련 부분은  5조 2항에 명기 돼 있는데, 그 문구는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이다. 여기에는 '국제적 감시'라는 언급이 없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 미사 연설문에서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다"며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