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록히드 마틴, 日에 F-22·F-35 기술 적용한 차기 스텔스 전투기 공동개발 제안
  • ▲ 편대비행하는 美공군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美공군 공개사진.
    ▲ 편대비행하는 美공군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美공군 공개사진.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에 매달리는 사이 다른 나라들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美스텔스 전투기 생산업체가 일본 측에 “차기 전투기를 공동개발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日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22일 “美록히드 마틴社가 일본 방위성에 2030년 도입 예정인 차기 전투기를 공동개발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美록히드 마틴은 국내에도 알려진 것처럼 F-22와 F-35를 개발한 업체다.

    록히드 마틴 측은 미군에 납품하지 않은 F-22 전투기를, 성능 파악 및 개발기간 단축을 위한 시험기로 일본에 제공할 의향까지 비췄다고 한다. 영국이나 이스라엘 등에게도 주지 않은 F-22를 제공한다는 제안은 파격적이다. 록히드 마틴 측이 일본에 제안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는 F-22를 기반으로 하되 날개를 개조, 더 많은 연료를 실어 항속거리와 작전반경을 늘리고 F-35가 채용한, 보다 발전된 항공전자장비와 탐지장비 등을 갖출 계획이라고 한다. 스텔스 소재 또한 최신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日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록히드 마틴 측은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의 동체를 개조하고, 일본 업체가 생산의 50% 이상 맡는 방식으로 차기 전투기를 개발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이는 미국이 그동안 공개를 금지했던 F-22의 기술을 일본 기업들에게 전수한다는 의미로 계획대로면 美日동맹 강화는 물론 일본 방위산업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록히드 마틴 측의 이 같은 제안은 일본과 함께 전투기를 개발하면 기술유출 우려가 없고 아시아 지역의 안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바탕이 된 것이라고 日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풀이했다. 또한 일본 입장에서도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의 엔진 등 핵심부품과 관련한 기술을 얻게 되면 방위산업 전반의 역량이 대폭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록히드 마틴은 일본 측에 “차기 스텔스 전투기의 공동 개발과 생산은 일본이 50% 이상을 맡아 주도하는 입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日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록히드 마틴의 이 같은 제안은 미국이 개발과 생산을 주도하고 일본은 돈만 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 ▲ 일본이 미국과 공동개발한 F-2 지원전투기. F-16과 닮게 된 이유는 미국 측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일본이 미국과 공동개발한 F-2 지원전투기. F-16과 닮게 된 이유는 미국 측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록히드 마틴 “日이 개발·생산의 50% 이상 맡으라”

    일본은 미국과 공동으로 전투기를 개발·생산한 적이 몇 차례 있다. 1980년부터 日항공자위대가 도입한 F-15J는 이후 일본 내에서 생산했다.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F-2 지원전투기는 미국과 공동개발 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개발을 시작한 F-2 지원전투기는 미국 측의 강력한 요구로 공동개발을 한 기종이다. 이때 일본 측은 개발 및 생산의 60%를 맡았다. 당시 일본은 전투기용 엔진 제조기술이 없었고 미국 측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지도 못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개발과정에서 엔진 개발 및 제조는 ‘이시카와지마 하리마 중공업(IHI)’에 맡길 방침이라고 한다. IHI 측이 ‘XF9-1’이라는 신형 전투기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를 포함하면 일본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개발 및 생산과정에서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日니혼게이자이 신문은 IHI 외에 미쓰비시 전기와 미쓰비시 중공업도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항공전자장비와 날개 등의 생산을 맡을 것이라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일단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처음 개발할 때는 미국산 부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더라도 생산 대수가 증가하면 단계적으로 일본이 제작한 부품으로 대체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日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그러나 이 계획의 문제는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록히드 마틴이 예상하는 日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생산비용은 대당 210~240억 엔(한화 약 2,125억 원~2,429억 원)이나 된다. 이는 일본이 도입 중인 F-35A 가격의 두 배를 넘는다. 기술이전 비용도 포함된 것이라고 하지만 과거 F-2 지원 전투기 생산 때를 생각하면 실제 가격은 300억 엔(한화 약 3,036억 원)을 넘길 수도 있다.
  • ▲ 日미쓰비시 그룹이 만들었던 스텔스 시험기 X-2 심신의 비행 장면. 개발에 4,000억 원 가량이 들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日미쓰비시 그룹이 만들었던 스텔스 시험기 X-2 심신의 비행 장면. 개발에 4,000억 원 가량이 들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문제는 가격… 대당 2,200억 원 안팎 예상

    이 같은 문제가 있지만 日방위성은 록히드 마틴 측의 제안에 긍정적이라고 한다. 당초 日방위성은 현재 사용 중인 F-2 지원전투기를 2030년부터 퇴역시키고 이에 맞춰 스텔스 성능을 갖춘 차기 전투기를 배치하려 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만으로 스텔스 전투기 개발을 추진할 경우 비용 등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때문에 F-22를 기반으로 한 차기 전투기 개발 사업에 긍정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일본 정부가 차기 스텔스 전투기 사업을 위해 배정한 예산은 6조 엔(60조 6,500억 원) 규모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日방위성은 만약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록히드 마틴과 공동개발하게 될 경우 사업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고, 미국은 대일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는 효과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대일무역수지 적자가 줄어들 경우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