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담벼락에 한탄할 때 아니다"… '보수대통합' 메시지 전달
  • ▲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경남도지사.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경남도지사.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31일 전당대회를 통해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수락연설에서 "강력한 우파 정부를 수립해보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10분이면 제압할 수 있다"고 말한 홍준표 후보는 동시에 '보수 대통합'을 제시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이제는 속지도 말고 부끄러워 하지도 말자.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우파정부가 탄생할 수가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은 야권 주도로 민중 혁명이 일어나 정치권이 무념무상"이라며 "무너진 담벼락을 보고 한탄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범보수진영은 탄핵정국을 거치며 여러갈래로 분열했다. 탄핵소추안 통과를 기점으로 자유한국당 의원 일부가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고,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출마선언을 하자 자유한국당의 충청권 의원들이 크게 동요한 적도 있었다.

    특히 총선 패배 이후 서로에게 손가락질 하며 책임을 묻는 지루한 논쟁이 탄핵 정국에서도 계속됐다.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에 '배신자' 프레임을 거두지 않았고, 바른정당 역시 단일화 조건에 '친박 청산'을 부르짖으며 맞섰다. 이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서로에게 총질이 계속되는 동안 지지율은 계속 떨어졌고, 특히 '최순실 사태'까지 겹치면서 보수정당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 지난 19대 총선 전에 40%에 육박했던 지지율은 두 정당을 합쳐도 20%선을 밑도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같은 보수 몰락 현상에 홍 후보가 제동을 건 셈이다. 그는 "홍준표가 후보가 됐는데 이당에 무슨 계파가 있느냐"며 "여야 정당 사상 처음으로 계파없이 독고다이로 대통령 후보가 된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친박과 비박, 양쪽 모두에 손을 내밀며 "저는 계파대통령이 아닌 국민대통령이 돼 보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역대 대통령이 계파를 가지고 경선에 이겨 후보되고 청와대에 들어가니 자기 계파만 챙기다 다 망한 것이 아니냐"며 "이제 박 전 대통령 구속으로 탄핵정국이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간 보수 정당의 '비주류'를 형성했던 비박계를 어루만진 셈이다.

    이어 바른정당을 겨냥해 "우리가 문을 열어놓고 (바른정당이) 돌아오도록 기다리겠다"면서도, 친박계에는 "이제 국민들도 박근혜 대통령을 용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소위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이끌겠다는 내용도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여러분이 걱정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0 분 만에 제압할 자신이 있다"며 "여러분의 힘으로 당당하게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조속히 안정시키고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여태 나라를 건국하고 산업화를 이루고, YS를 통해 민주화를 이룬 이나라를 선진 강국으로 만들어갈 세력은 자유한국당"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보수 지지층에 자부심을 불어넣어 사표를 막고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홍준표 후보가 이처럼 대선후보가 되자마자 보수 대통합을 외친 배경은 향후 대선일정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결정한 지 9일 뒤인 지난 19일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차기 대선일은 당초 12월 20일이었지만 대통령이 궐위되면 60일 후 새 대통령을 뽑는다는 헌법 조항에 의해 5월 9일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