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서울시-서울교육청 안이한 대응...대형 재난 속수무책
  • ▲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울산의 한 중학교 강당의 조명등이 떨어져 파손됐다. ⓒ교육부
    ▲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울산의 한 중학교 강당의 조명등이 떨어져 파손됐다. ⓒ교육부


    경북 경주에서 12일 발생한 강도 5.8 지진으로 한반도 전체가 흔들린 가운데, 서울 소재 학교의 건축물 내진 비율이 26.6%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진 시공이 안 된 70% 이상의 학교는, 지진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라는 점에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의 안이한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내진 보강이 필요한 서울 소재 학교 건축물 3,451동 중 보강공사가 끝난 곳은 917(26.6%)동에 불과하다. 아직 내진 보강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학교는 2,534동(73.4%)이나 된다. 

    법적으로 내진 설계가 의무화 된 것은 1988년이지만 6층 이상 건물이나 연 면적 10만㎡ 이상의 큰 건물로 제한됐다. 3층 이상 500㎡ 이상으로 내진설계 기준이 강화된 것은 지난해였다. 

    1988년 이전에 지어졌거나 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건축물, 즉 내진 보강을 기다리는 학교들은 경주 지진과 같은 규모의 지진이 다시 발생하는 는 경우, 대형 참사의 현장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교육청이 2018년까지 내진 보강 사업을 추진하는 학교는 40개 정도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17개 학교를 선정해 내진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저도 서울교육청이 교부금을 편성해 2개 학교가 늘어난 결과다. 서울교육청은 2017년, 2018년 각 11개 학교에서 내진 보강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나머지 학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경주 지진 이후 내진 보강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2018년까지 내진 보강 사업 계획이 정해져 있다. 사업 학교를 늘리겠다는 내부논의는 따로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