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국정운영 뒷받침 중요"... 비박 "총선 참패 책임 인사들은 물러서야"
  • ▲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일식집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 당선자 모임에서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다른 참석 당선자들을 기다리며 이야기른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이혜훈, 이은재, 지상욱, 나경원, 김성태 당선자. ⓒ뉴시스
    ▲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일식집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 당선자 모임에서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다른 참석 당선자들을 기다리며 이야기른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이혜훈, 이은재, 지상욱, 나경원, 김성태 당선자. ⓒ뉴시스

    지도부 와해 상태에 직면한 새누리당이 내달 3일 새로운 원내사령탑을 뽑기로 했다. 새 원내대표 선출 일정이 예정보다 앞당겨지면서 계파 간 움직임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경선을 앞두고 선거 참패 책임론의 연장선에서 친박(親朴)계와 비박계의 갈등 조짐도 엿보인다. 친박은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 하반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려면 정부와 손발이 맞는 인사들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비박계는 총선 참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친박)은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계파색이 옅거나 비박계 성향이 대부분인 새누리당 서울지역 당선인들은 22일 회동을 갖고 "당심이 아닌 민심의 방향으로 쇄신하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이혜훈 김성태 의원 등 서울지역 당선인 8명은 이날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열고, 새누리당의 쇄신 방향을 '서울 민심'에 맞춰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오찬에 참석한 한 당선인은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한 상당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지도부 선출과정에 나서면 안 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차기 원내대표, 당 대표 선출 시 비박계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사실상 '친박계 2선 후퇴론'을 요구한 것이다.

    계파 성향이 옅은 의원 중에 새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정우택·김정훈 의원과 정진석 당선인 등이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군에는 친박계 조원진 의원과 비박계 권성동, 김용태, 이진복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친박계에서는 유기준·홍문종 의원 등이 원내대표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박계는 당 대표직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내대표까지 비박계에 내준다면 정부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므로, 원내대표직 사수에 올인하겠다는 입장이다.
  • ▲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뉴데일리DB
    ▲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뉴데일리DB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쇄신과 개혁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인물을 새 지도부로 뽑아야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명진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친박계를 향해 "자기들이 잘못해서 결국 대통령까지 곤경에 처하고 새누리당 정권 자체가 어려워졌고 국민들이, 나라가 지금 어려워졌는데 무슨 염치로 대표며 원내대표며 그런 것을 (말하냐)"며 "사람이 최소한의 예의가 있고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비박계는 총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직 만큼은 외부 인사로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까지 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새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물밑에서 추대 작업을 추진할 마땅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과 비박의 대결구도로 흐를 경우 당 내홍 격화로 인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출신의 한 당선인은 "'새누리당이 총선 패배 이후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는 게 국민적 여론이고 당 내부의 적잖은 목소리"라며 "이런 상황에서 새 지도부 선출과정에서도 계파간 신경전을 벌인다면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져 국민으로부터 완전히 외면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