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위기를 정치적 호기로 여기는 좌파의 비뚤어진 현실인식
  •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DB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DB

    의사 출신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WHO(세계보건기구) 합동평가단의 메르스 관련 기자회견장에 들어가려다가 입장을 거부당한 사실이 화제를 낳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이 기자 외 다른 사람이 입장해서는 안 된다고 저지해, 회견장 밖에서 스피커로 내용을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SNS에 올렸다.

    그러면서 안철수 의원은, 메르스 방역에 실패한 정부가 정보 통제에 나서고 있다면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WHO 기자회견장 입장을 거부당한 사실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본인이 입장했다면 평가단에 했을 질문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의사이자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이란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 ▲ 안철수 의원 트위터. ⓒ 화면 캡처
    ▲ 안철수 의원 트위터. ⓒ 화면 캡처

    안 의원의 WHO 기자회견장 입장 시도는, 현직 보건복지위 위원의 일상적인 행동이라고 보기엔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안 의원의 SNS 게시글에서는 메르스 정국을 이용해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되찾으려는 속내가 엿보인다. 기자들을 상대로 하는 행사장 입장을 거부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려 한다고 주장한 것이나, ‘의사 자격’을 유난히 강조했다는 점 등이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안 의원의 행보는 새정치연합 혁신위에 합류한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의 최근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조국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활용론’을 거듭 주장했다.

    조국 교수 발언은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의 스팩을 적극적으로 앞세워, 그의 상품성을 부각시키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금이 안철수 의원의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내가 안 의원이라면 방역복과 마스크를 장착하고 정부 방역센터와 주요 병원을 돌겠다”

    조국 교수의 주장은, 국민들의 메르스 공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속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가적 재난 상황을 당리당략을 위한 호기로 여긴다는 기본적인 발상 자체가, 속칭 진보의 천박한 상황인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의 아전인수식 해석과 비논리적 행보도 같은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장 입장을 거부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정보를 차단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는 안철수 의원의 주장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안철수 의원이 트위터에서 ‘의사 자격’을 강조한 부분 역시, ‘안철수 상품론’을 주장한 조국 교수의 최근 발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철수 의원의 의사 면허 자랑도 눈총을 받고 있다. ‘심장 전기 생리학’을 전공한 안철수 의원이, 병원을 떠난 지 몇 십 년이 흘러 이제 와서 감염병 전문가를 자처하는 모습은 어색하다.

    일각에선 “장롱면허에 불과한 안철수 의원이, 감염의학 전문의처럼 나서고 있다”며, 안철수 의원의 행태를 꼬집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메르스 정국을 정치적 입장에서 적극 이용하고 있는 인물이 조국교수나 안철수 의원만은 아니다.

  • ▲ 박원순 시장 트위터. ⓒ 화면 캡처
    ▲ 박원순 시장 트위터. ⓒ 화면 캡처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민들의 메르스 공포를 이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새롭게 구축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박원순·이재명 두 좌파 정치인은 메르스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각각 심야 긴급 기자회견과 SNS를 이용해 메르스 격리대상자의 정보를 국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공개해 물의를 빚었다.

    이들은 메르스 예방을 위해서는 과잉대응이 적절한 대응이라고 강조하면서, 격리 대상자와 관련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35번 확진자(삼성서울병원 의사)가 이동한 동선이 그려진 지도까지 기자회견장에 등장시켰다. 이재명 시장은 SNS를 통해 격리대상자의 거주 아파트와 직업, 격리 대상자 자녀가 다니는 학교이름까지 공개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시장은 35번 확진자가 감염이 된 상태에서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인 재건축조합 행사에 참석했다면서, 이날 행사에 모인 시민들 모두가 감염위험에 노출됐다고 경고했다.

    박 시장의 심야 긴급기자회견을 계기로 메르스 확산에 따른 국민적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박원순 시장이 정부와 노골적으로 맞서면서, 격리를 주장한 재건축조합 총회 참석자들 가운데 감염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메르스 잠복기인 14일 동안 자택 격리를 당한 재건축조합 총회 참석자들은, 서울시가 제대로 된 역학조사도 없이 격리를 강행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35번 확진자 이동경로 공개는,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도 위협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심야 긴급기자회견으로 35번 확진자가 거쳐간 지역이 드러나면서, 그가 방문한 건물 상가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겼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메르스 확산으로 매출이 떨어진 상점 주인들은, 상가를 찾은 박원순 시장에게 원망을 쏟아냈다.

    이재명 시장은, 메르스 의심자의 거주지와 직업, 자녀가 다니는 학교 이름 등을 공개한 뒤, 인권침해 논란이 일자, 전염병 예방법에 의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한 것 뿐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

  • ▲ 이재명 성남시장. ⓒ 뉴데일리DB
    ▲ 이재명 성남시장. ⓒ 뉴데일리DB

    두 사람의 과잉대응은 메스르 정국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박원순·이재명의 과잉대응을 둘러싼 찬반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를 통해 전국적 관심을 얻게 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이 차기 대선 후보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한 결과는, 메르스 정국에서 그가 보여준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원순, 이재명, 조국, 안철수 등 좌파를 대표하는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약속이나 한 듯, 메르스 포퓰리즘에 나서면서, 이들의 부도덕적 행태를 지적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가 비상사태를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면서 이 사태를 어떻게 이용할지만 먼저 생각하는 야권의 비정한 현실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