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기득권에 눈먼 두 대표의 반민주적 행태 좌시할 수 없어” 강력 반발
  • ▲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에서 사실상 배제된 천정배 전 의원. ⓒ연합뉴스
    ▲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에서 사실상 배제된 천정배 전 의원. ⓒ연합뉴스

       

     

    구민주계 찍어내기 파문


    신주류파로 불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7.30 재·보궐선거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서울 동작 을 지역 공천 파동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광주 광산 을 지역에서 또 다시 전략공천 문제를 놓고 파열음이 터진 것이다.

    전략공천에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마치 낡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삐그덕 거리는 상황이다.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공천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천정배 전 의원 측은 6일 논평을 내고 “당 지도부는 전략공천을 당장 중단하고 광주에 대한 예의를 지키라”고 요구했다.

    천정배 전 의원 측은 “광주를 부모님과 같은 존재라고 강조하던 지도부가 광주시장 선거에 이어 전략공천을 강행한다면 광주시민을 무시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도부를 정면 겨냥했다.

    특히 천정배 전 의원 측은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선은 사실상의 당선을 의미하므로 경선과정에서 광주시민에게 선택권을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며 경선 실시를 주장했다.
     
    당 지도부의 밀실공천을 강력히 비난한 셈이다.


    “안철수-김한길의 반민주적 행태”

     

    천정배 전 의원을 지지하는 구민주계 측도 강력히 반발했다.

    박광웅 목포 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등 전남 시민사회 원로 10여 명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알량한 기득권에 눈이 먼 일부 광주 국회의원들과 새정치민주연합 두 대표의 반민주적 행태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 소속 경기도 의원 27명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천정배 후보는 개혁정치를 대표하는 중진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당은 그에게 공천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공정하게 줘야 하고 나머지는 유권자인 광주시민들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당 전·현직 당직자 10명도 “지금 천정배 후보를 배제하려는 것은 당내 개혁세력의 밑동을 들어내자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투명한 경선을 민주적 정당의 기강을 새롭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천정배 전 의원은 당내 공천에서 최종 탈락할 경우 이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이 자신을 내칠 경우 지난 6.4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졌던 ‘윤장현 사태’가 광주지역에서 또 한 번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 ▲ 의원총회에서 박영선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이종현 기자
    ▲ 의원총회에서 박영선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이종현 기자

     

    당내 비난 목소리는 듣는둥 마는둥

    광주 광산을 지역에서 공천 문제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지만 지도부는 전략공천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측은 이날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나설 전략공천 대상群과 천정배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경우를 가정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이 천정배 전 의원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인물은 강위원 여민동락 관장, 강용주 광주트라우마센터장,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등 3명이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여론조사를 당 지도부가 천정배 전 의원과 맞설 수 있는 적격자를 찾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천정배 전 의원을 찍어내기 위한 일종의 여론조장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앞서 김한길 공동대표는 지난 4일 카카오톡 의원 대화방에 올린 글에서 “대표로서 사소한 곳에 신경쓸 겨를이 없고 전략공천 결정에 대한 의원들의 이해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공동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에서 당 중진은 당이 요청하는 곳으로 나아가 헌신해 달라”며 선당후사(先黨後私)를 내세워 자신들의 전략공천을 합리화 했다.



    기동민 낙하산 사태도 현재진행형

     

    서울 동작 을 지역의 낙하산 공천 내홍도 여전하다.

    광주 광산 을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하고 개소식까지 열었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갑작스레 서울 동작 을 지역으로 '낙하산'을 타고 온 이후 당 대표실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허동준 전 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듭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허동준과 기동민은 23년 지기로서 김근태 의장을 함께 보좌했는데 동작을에 대한 당의 전략공천 방침으로 저희 둘은 길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동작 을에 공천하고 기동민 전 부시장을 광산 을에 공천하라고 지도부에 요구했다.

    허동민 전 위원장은 기동민 전 부시장과 회동을 가졌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당시 기동민 전 부시장은 “(우리 둘 다 살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는 취지의 말을 했고 허동준 전 위원장은 “우리 두 사람 모두 사는 길은 원래대로 각자 광산 을과 동작 을에서 출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동준 전 위원장은 “기동민 전 부시장이 최종 결단을 하기 위해 나를 찾아온 것 같은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을 보면 당 지도부가 강하게 막아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동민-허동민-천정배]
    꼬일대로 꼬여버린 낙하산 공천 파문.


    ‘내 사람 심기’에서 시작돼 며칠째 갈팡질팡하고 있는 이번 사태는 7~8일 후보들 간 입장표명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

     

  • ▲ 정치민주연합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왼쪽)이 3일 국회 대표실에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치민주연합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왼쪽)이 3일 국회 대표실에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