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연령대별 투표율 및 지지성향 분석 10년 전 16대 대선에 비해, 5060세대>2030세대5060세대, ‘표 결집’서도 ‘2030’ 압도민주당, 선거지형 기본 틀 변화 간과..‘전략적’ 패배
  • 노풍(老風)이 청세(靑勢)를 눌렀다.

    박근혜 당선인의 예상을 깬 ‘압도적’ 승리로 막을 내린 18대 대선결과를 한 줄로 요약한 말이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전망을 무색케 만든 5060세대의 반란과 소리 없는 표결집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같은 현상은 50대 이후 유권자 수가 30대 이하보다 더 많아졌다는 구조적 변화와 함께 박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한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유권자수의 구조적 변화와 노년세대의 결집현상이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OECD 가입국 중 가장 빠르게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선거 지형의 기본적인 변화’에 따른 보수적 투표성향이 더욱 뚜렷해 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그러나 이번 노풍(老風)의 반란을 젊은층의 안보불감증에 대한 일종의 반동이란 측면에서 풀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틀 자체가 변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한편에선 강남3구에서 문재인 전 후보의 득표율이 40%를 훌쩍 넘어선 사실에 주목하기도 한다.

    문 전 후보가 부산과 경남에서 새누리당의 저지선을 뚫고 30% 후반대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더불어, 이런 결과는 지역별 계층별 지지성향의 변화를 예고한 것이란 분석이다.


    # 계층별, 지역별 색채는 희석, 세대별 성향은 더욱 극명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당락은 지지성향이 확연하게 다른 세대별 표 결집력에서 갈렸다.

    지역별 표심은 호남에서 박 당선자가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고, 문 전 후보가 PK지역에서 35~39%대의 표를 얻는 등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지만, 세대별 지지성향의 차이는 더 극명해졌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75.8%로, 젊은층의 표 결집이 두드러졌던 16대 대선을 뛰어넘었다.

    이에 대해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참여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출구조사와 개표결과 역시 젊은 층의 지지세가 강한 문 전 후보에게 크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그러나 19일 당일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분석결과는 이런 일반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오히려 투표 초반부터 이어진 높은 투표율이, 패배 위기감을 느낀 5060 세대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결과를 낳으면서 이들의 표 결집을 이끌었다.


    # 5060세대 > 2030세대, 유권자수 ‘역전’..5060세대 ‘표 결집’, 2030세대 압도

    실제 출구조사 결과 20대와 30대 투표율은 각각 65.2%와 72.5%였다.
    16대 대선에 비해 2030 세대의 투표율은 5~10%p 가까이 늘어났지만, 투표장을 찾은 5060세대 역시 이에 못지않게 늘어났다.

    이번 대선에서 50대는 무려 89.9%, 60대는 78.8%가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율 자체만 보면 16대 대선의 83.7%, 78.7%에 비해 조금 늘어난 수치로 2030 세대의 투표증가율보다 낮다.

    그러나 10년 전과 달리 급격한 노령화로 전체 유권자 중 50대 이상 중노년층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이 결정적 변수였다.

    이번 대선의 2030세대 유권자 비율은 20대 이하 18.1%, 30대 20.1%로 전체의 38.2%를 차지했으며, 5060세대의 비중은 전체의 40%였다(50대 19.2%, 60대 20.8%).

    이들의 지지성향은 극명하게 달랐다.
    20대의 65.8%, 30대의 66.5%는 문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50대의 62.5%, 60대 이상의 72.3%는 박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참고로 10년 전인 16대 대선 당시 연령대별 유권자수 비율은 20대 23.2%, 30대 25.1%로 2030 세대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면서 이들의 투표율과 표심이 당락을 좌우했다.

    반면 각각 12.9%와 16.4%에 그쳤던 5060세대의 비중은 10년 사이 크게 늘어났다.

    결국 세대별 유권자 수의 역전현상에 5060세대의 표 결집과 높은 투표율이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2030 세대를 압도했다.


    # 민주당의 ‘전략 부재’, 기본적인 선거 지형의 변화 인식 못해..

    문 전 후보입장에서 본다면 유권자층의 구조적 변화와 노년세대의 안보불안감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기본적인 선거판의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민주당의 총제적인 역량부족이 승패를 갈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선거전 초반부터 ‘NLL대화록’ 등 안보이슈를 터트린 새누리당과 박근혜 캠프의 전략은 주효했다.

    대선의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혔던 40대의 표심이 55.6% : 44.1%로 문 전 후보에게 10%p 이상 기울었지만, 선거지형의 구조적 변화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야권에서는 일제히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선거구조의 기본 틀 변화를 간과했다는 후회의 목소리다.

    급격한 노령화 현상에 따라 보수적인 투표성향이 시간이 갈수록 더 뚜렷해 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현재보다 더 ‘험난한’ 미래에 대한 야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