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한나라당 쇄신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내려놓고 구태 정치개혁을 약속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던 전력이 있기에 이번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기득권을 지키는 것으로 비쳐 지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정권재창출을 노리는 새누리당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중시하는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으로서는 대권행보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신뢰와 원칙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이 책임을 지고 전원사퇴를 결심했지만 임시국회 이후로 한시적으로 미룬 상태다.

    이번 정두언 사태는 새누리당의 전략 부재와 민주통합당의 교활함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정두언 의원의 경우는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의원이나 마찬가지인 박주선 의원과는 차이가 있다. 박주선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이 선고된 사람이다. 이미 법원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결한 경우다.

    반면 정두언 의원의 경우는 검찰의 여러 가지 혐의에도 불구하고 정작 정두언 본인은 혐의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법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다.

    또 정두언은 국회의원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법원에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향후 법원에 출두해서도 그렇게 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특히 정두언에게 돈을 준 것으로 알려진 임석 회장 등은 이미 구속수감 되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위험도 적다. 이런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게 국회본회의에 상정, 국민들이 똑 같은 잣대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우를 범했다.

    또 하나는 정두언 체포동의안이 국회쇄신안 중의 하나라면서 통과를 기정사실화 했다는 것이다. 이는 통과가 안됐을 때는 국회 쇄신을 못한 것이 되기에 문제다. 이런 경우에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감수해야 하고, 특히 야당의 정치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기회를 스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 이런 현상이 고스란히 일어나고 있다. 국민들에게는 '표를 주니 약속을 지키지 않고 말바꾸기하는 정치집단' 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 민주당은 연일 새누리당이 '기득권 포기 쇼'를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국회에서의 표결 결과를 보면 민주당 의원들 상당수가 정두언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는데도 불구하고 자기들은 쇄신을 하는 정치집단이고 새누리당만 구태정치 기득권 지키는 정당이 됐다. 참 교활한 집단이다.

    특히 저축은행 금품수수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향후 검찰 소환과 체포동의안 처리 수순을 남겨둔 상황에서 정두언 의원의 사례로 인해 버틸 명분을 주고 말았다는 점은 통탄할 일이다.

    억지 부리기의 달인인 박지원과 민주당이라면 충분히 정두언 사태를 걸고 넘어져 물귀신 작전을 펼 것이다. 그런 명분을 새누리당이 스스로 주고 말았다. 대선 정국에서 뼈아픈 실수다.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은 한마디로 우직한 새누리당과 교활한 민주당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자율투표에 맡기면 민주당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생각한 것도 나이브한 발상이다.

    박지원의 교활함에 맞서기 위해서는 깊은 전략적인 사고와 우직하고 흔들림 없이 정도를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필귀정이다. 교활함은 결국은 정도를 걷는 사람에게 스스로 무릎을 꿇게 마련이다. 우왕좌왕하고 좌고우면하면 이는 교활한 사람이 가장 바라는 바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끔 조기에 수습하고 향후 정치쇄신과 국가발전 그리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기 바란다. 이것만이 교활함에 놀아나지 않고 그것을 이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