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 설치 수위측정소에 등불 켜... 잘못 전해져건기연 김원 박사 “문화재 등록정보 바꿔야”
  • “‘영산포 등대’는 등대가 아니라 수위측정소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원 박사가 제5회 수문조사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전남 나주시 이창동에 있는 ‘영산포 등대’는 지방문화재에 ‘등대’로 등록돼 있다.

    문화재청 홈페이지 설명은 이렇다.

     ‘등록문화재 제129호. 전남나주시 이창동. 일제강점기 시대'

    “이 등대는 1915년 건립. 해상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영산포 선창에 건립된 산업시설물. 내륙하천가에 있는 등대로, 등대 뿐만 아니라 영산강 수위관측 기능도 하고 있었다”

  • ▲ 나주시 이창동의 '영산포등대'.
    ▲ 나주시 이창동의 '영산포등대'.

    김원 박사는 “이 ‘영산포등대’는 원래 수위측정소로 설계돼 도면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이름도 ‘영산포 수위측정소’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주시 영산포는 원래 흑산도 주민이 나주 포구로 집단 이주한 ‘홍어거리’로 유명한 곳이다.  영산강 이름도 원래 영산포구에서 유래한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김원 박사는 “영산포는 지역적 역사적인 필요에 의해 수위관측소가 생겼고, 그 상부에 등불을 밝혀 배를 인도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등대로 오인해 구전돼 오다가, 근대문화유산으로 잘못 등록된 것”으로 추정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영산포 등대는 우물통 구조의 원형을 유지하지만, ‘부자식 자기수위 측정기’ 자리에 빨간 조명등이 대신하고, 근대에 잘못 설치된 백색 등명기가 수위관측실 내부모습을 훼손시키고 있다.
    김박사는 이에 대해 “철재로 이뤄진 진입계단도 바꾸고 수위관측소 안내판 내용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 구용산 측정소.
    ▲ 구용산 측정소.

    이와 비슷한 모양의 수위측정소는 낙동강 만경강 한강 등 전국 하천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29년 기준으로 수위관측소는 모두 186 곳으로 홍수위만 관측하는 측정소는 한강 4, 금강 9, 만경강 15, 섬진강 2, 낙동강 18 곳 등으로 “금강 만경강에 많은 이유는 일제의 농업수탈에 필요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김박사는 밝혔다.
     
    한편 김원 박사는 이들 수위측정소를 복원해 수위측정의 중요성을 알려야한다 며 “우선 용산 인근 강변북로 변에 있는 구용산 수위측정소, 고안측정소, 행주측정소 등 한강의 3곳과 영산포 1곳등 모두 4곳을 복원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접근성과 활용도를 볼때 1917년 건설, 1974년 관측이 종료된 구용산 측정소를 먼저 복원해 수위측정의 중요성을 알리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