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조사 잘못하면 홍수도 가뭄도 앉아서 당해“교통량조사 잘못되면 2차로 낼 곳 4차로 내”
  • “4대강사업도 수문조사가 없었다면 불가능하다.”
    “교통량 조사 잘못하면 4차로 낼 곳에 2차로 내듯, 수문조사 안되면 치수도 불가능하다”

    水文을 아시나요? 人文(學) 天文(學)은 익숙하지만 수문(학)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실생활에 중요한 수문학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모여 수문학을 제대로 세우자며 토론을 벌였다.
    수문은 비가 내리고 하천을 흐르고, 바다로 흘러가고, 다시 증발하는 물의 대 순환과정을 측정하고 대비하는 학문으로 하천이나 수자원정책의 기본이다. 세종대왕때 해시계 '앙부일구'는 천문도구였지만 측우기는 수문기구인 셈.  측우기는 강우량을, 수표는 청계천 한강의  수위를 재는 수문 도구였다.

  • ▲ 건설기술연구원 김원 박사가 우리나라 수문조사의 역사에 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건설기술연구원 김원 박사가 우리나라 수문조사의 역사에 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1441년 측우기 발명으로 우리나라에서 과학적인 수문조사를 한지 570년, 한일강제병합 직후인 1911년 근대적인 수문조사가 시작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근대 수문측정 100주년을 맞아 국토부 한강홍수통제소가 주최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유량조사 사업단, 수자원공사, 수자원학회, 하천학회 등이 주관한 ‘제5회 수문조사 심포지엄’이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7일 열렸다.

    이날 첫 주제발표를 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원 박사는 “일제는 조선을 강제 병탄한 직후인 1911년 낙동강 산청에서 강의 수위와 수량을 측정했다. 식민지 수탈을 위해 처음으로 한 일이 수문조사인 것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제강점기인 1915~1928년 전국 주요하천 14곳 2300km를 60여 명의 인력으로 조사해, 하천을 측량하고 기상, 수위, 유량, 홍수상황, 하천이용현황 등을 기록한 자료가 남아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이뤄진 수문조사 역사의 일부이므로 지속적으로 발굴해 새로운 수문조사 발전의 밑거름으로 활용하자”고 강조했다.

    인천대학교 최계운 교수는 “우리나라 수문조사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 전문조식 부재로 정확도에 차이가 생긴다. 법정 공공단체나 정부조직 형태로 운영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비쿼터스 기술 등을 활용한 측정장비 현대화도 추진해야한다”라고 밝혔다.

    안시권 한강홍수통제소장은 “수문조사는 물의 현황에 대해서 조사하는 것을 총칭하는 것으로 강수량, 하천수위, 하천유량, 증발량 등 물의 순화과정에 대한 기초 자료를 조사하는 것”이라며 인류역사와 함께 해온 분야라고 햇다.

    안시권 소장은 또 “기본적인 물 관련 조사를 안 하면 수리대책도 불가능하다. 4대강사업도 기본적은 수문조사의 바탕에서 이뤄진 것이니 수문조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이어 “도로 건설 때 교통량 조사를 정확히 한다. 조사가 정확치 않으면 2차로 낼 곳에 4차로를 내고, 4차로 낼곳에 2차로를 내는 것처럼 수문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수자원 정책 자체를 수립할 수가 없다”며 수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수나 가뭄피해도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