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어로 온통 도배질하곤 “이것이 요즘 쓰이는 한국어”“나 겁대가리 상실한 놈이야”라는 예문이 당당하게...
  • “쌩까지 마” “짱 나” “겁대가리를 상실하다”...
    입에 올리기에도 난감한 표현들이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어교재에 버젓이 “한국에서 사용하는 말”로 수록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 상하이 서점의 한국어코너.ⓒ상하이저널 캡처
    ▲ 상하이 서점의 한국어코너.ⓒ상하이저널 캡처

    7일 한국 젊은이들이 써도 눈살을 찌푸릴 단어들이 상하이 대표서점 상하이수청(上海书城) 한국어 코너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것. 중국인들은 이런 책을 통해 한국어를 익히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재로 한국어를 익힌 중국인은 한국의 노인에게 길을 묻다가 ‘모른다’고 대답을 하면 “쌩까지 마”라고 말할 지도 모를 일이다.

    ‘20대가 자주 사용하는 한국어(韩国语流行口语宝典)’라는 제목의 이 책은 베이징 소재 외국어교학연구출판사에서 발행한 교재로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상하이저널은 소개했다.
    이 교재에는 ‘겁대가리’를 시작으로 ‘돌대가리’ ‘닭대가리’도 등장한다. 또 ‘쌩까다’, ‘뻥까네’, ‘짱나’ 등 속어 표현도 아주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눈이 삐었냐?’ ‘총 맞았냐?’는 류의 말들도 등징한다.

    게다가 주제와 관련 없는 문장들에도 욕설이 난무한다.
    예를 들어 “왜 그렇게 화났니?”라는 질문에 “저 자식이 쌩까잖아”라든가, “넌 용감한 거니 겁이 없는 거냐?”라는 말에 “나야 본래 겁대가리를 상실한 놈이잖아”라는 예문이 당당하게 수록돼 있다.
     
    또 다른 문법교재에서는 원인과 결과를 표현하는 예문에 ‘어제 맥주를 마시고 잤더니 얼굴이 부었어요’라는 예시를 들고 있다. 원인-결과를 설명하는데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하필 음주를 예를 들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상하이저널은 “상하이수청 서점 외국어학습코너에 일본어는 넓은 공간에 4곳을 차지한 반면 한국어는 겨우 한 곳에 불과하다”며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교재가 나와 있지만 대부분 예문들도 한국의 특정 지명과 현지 상황들이어서 한국을 가보지 못한 중국인들이 쉽게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한편 소설 코너의 한국 번역소설도 대부분 인터넷 소설과 연예소설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의 좋은 소설작품들이 충분히 소개되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문학 관계자들은 “중국의 한류 열풍을 뒷받침할 만한 한국어 교재 개발과 보급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