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직무대행 심상민)의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영진위는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전임 강한섭 위원장이 사퇴해 설립 10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이러한 위기의식 때문인지 17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영화진흥위원회의 미래를 논한다' 토론회는 영진위 역할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발전적 방향을 심도있게 모색하는 자리였다.

  • ▲ 17일 열린 '영화진흥위원회의 미래를 논한다' 토론회. ⓒ 뉴데일리
    ▲ 17일 열린 '영화진흥위원회의 미래를 논한다' 토론회. ⓒ 뉴데일리

    발제를 맡은 김종국 홍익대영상대학원 겸임교수는 영진위 내부 직원과 외부 인사 설문조사를 통해 영진위에 가장 필요한 핵심 가치를 꼽았다. 영진위 내부 직원 12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영진위의 핵심 가치가 '산업 공헌도'와 '업무의 질'이라는 대답이 많이 나온 반면, 역대 영진위 위원 등 87명을 대상으로 한 외부고객은 영진위 직원 역량과 윤리경영(투명성) 고객서비스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또 외부 영화인은 "영진위가 다양성, 영화 지원 활성화 등 공익적 부문에서 기여한 바도 있지만 기술 지원 등은 민간 영역이 움직인다"며 시장과 상관없는 사업에 많은 예산을 낭비하는 것을 줄이고 영진위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영화는 시장에 맡기고 영진위는 최소한의 역할만

    지난 10년 영진위 평가에 대해 정진우 한국영화인복지재단 이사장은 "국가가 영화를 지원하는 것 자체가 영화를 죽이는 것이기 때문에 보호해줄 필요가 없다"며 "영화는 시장에 맡기고 영진위는 최소한의 역할 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강한섭 위원장 해임에 대해 "다 차려놓은 잔치상을 치우다 상 다리에 걸려 넘어져 허리 부러진 격"이라며 "기관을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사람부터 해임한 것은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 책임 안지는 합의제, 독임제로 경영 효율 높여야

    정홍택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이사장은 영진위가 영화제작 진흥을 위해 애쓴 것은 사실이지만 제작 지원 과정과 합의제 조직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진위가 영화인 뿐 아니라 국민을 위한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일에 책임을 지지 않는 합의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명혁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은 "영상기술 분야는 민간기관이 훨씬 뛰어나다"며 "민간에 맡길 수 있는 건 최대한 이전하고 예산을 집중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 구조를 합의제로 갈 것인가 독임제로 갈 것인가에 대해 임창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각계 영화인 의견을 소통할 수 있기에 합의제가 좋다"고 한 반면 정진우 이사장은 "그동안 합의제로 운영해 예산을 편중되게 지원했다"며 영진위 역할 축소와 독임제를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영진위 역할을 축소하는 대신 영화 은행을 만들어 독립영화 등을 지원해 주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정재형 회장도 "영화인이 영화 기금을 받으려고 목을 매고 영진위가 그 위에 군림하는 폐단은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영진위 기금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