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발롱도르에 빛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호나우두’(Ronaldo)는 미국의 제 40대 대통령 로날드 레이건을 존경해 온 그의 아버지가 “로날드처럼 훌륭한 사람이 돼라” 는 의미에서 붙여준 이름이다. 그로 인해 ‘로날드’라는 미국 본토 발음을 존중하여 호나우두의 이름을 ‘로날도’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국내에서는 ‘호날두’로 통일돼가고 있는 추세다.

    본명은 안데르손 루이스 데 수자(Anderson Luis de Souza). 데쿠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어린 시절 별명에서부터 유래한다. 브라질에서는 끊임없이 멈추지 않고 떠드는 수다쟁이를 ‘쿠지뉴’(Cuzinho)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성격의 사람이 어린아이일 경우에는 어린 쿠지뉴라는 의미를 지닌 ‘데 쿠지뉴’(De Cuzinho)라는 애칭으로 부른다고 한다. 이를 줄여서 간략하게 만든 이름이 ‘데쿠’(Deco)인 셈이다. 데쿠는 어린 시절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수다쟁이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이름에 상처받았는지(?) 어른이 되고 난 이후에는 과묵한 성격으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리오넬 메시는 데쿠를 가리켜 “평소에는 말이 없고 과묵한 사람이지만 말 한 마디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데쿠와 절친한 사이인 호날두에 따르면 친한 사람과 함께 할 때는 끊임없이 떠드는 버릇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하는데….

    본명은 히카르두 이젝손 도스 산토스 레이테(Ricardo Izecson dos Santos Leite). 소년 시절에는 ‘히카르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동생 호드리구(디강)가 어렸을 때 히카르두를 발음하지 못해 카카라고 부른 것이 계기가 되어 그대로 그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카카는 본인의 현재 이름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본명은 바그네르 시우바 데 수자(Vagner Silva de Souza). 바그네르 러브(Vagner Love)로 더 자주 불리는 이 선수의 ‘러브’라는 이름은 사랑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Love'가 별명으로 사용되다 그대로 이름으로 굳혀진 케이스다. 본래 러브는 이러한 별명이 생기기 이전까지 ‘바그네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바람둥이로 유명했던 러브는 파우메이라스에서 활약하던 시절 매일 밤 다른 여성들을 숙소로 끌고 들어오곤 했는데, 이 사실이 동료들에게 발각돼 ‘매일 밤 사랑을 나누는 바그네르’라는 의미로 바그네르 러브(Love)라는 별명이 붙여지고 말았다. 의외로 러브는 이 별명을 마음에 들어해 지금까지도 자신의 공식적인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전히 바람기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러브는 브라질의 포르노 스타 파멜라 버트와 찍은 ‘응응 비디오’가 인터넷에 유출돼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본명은 누누 히카르두 데 올리베이라 히베이루(Nuno Ricardo de Oliveira Ribeiro). 마니셰(Maniche)라는 이름은 벤피카에서 뛰던 시절 80년대 벤피카의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했던 덴마크 출신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미카엘 마니케(Michael Manicche)로부터 물려받았다. 원조의 이름을 존중하여 마니셰를 ‘마니케’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본명은 알레샨드레 호드리게스 다 시우바(Alexandre Rodrigues da Silva). 여전히 ‘알레샨드레’라는 이름으로 자주 불리며, 파투라는 애칭은 그가 파투 브랑코(Pato Branco)라는 마을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생겨났다. 12세 때 포르투 알레그레로 건너가 브라질 명문클럽 인테르나시오날에 입단한 알레샨드레는 생소한 시골 출신 선수였던 까닭에 그의 출신 동네 이름인 ‘파투’로 불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도널드 덕과 닮은 외모까지 더해져 - 파투는 스페인/포르투갈어로 ‘오리’를 의미한다 - 그대로 파투가 이름처럼 굳혀지게 되었다.

    본명은 비토르 우구 고메스 파소스(Vitor Hugo Gomes Passos). 비토르 고메스는 어린 시절 동네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소년이었고, 그 뛰어난 실력 때문에 펠레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그대로 이름으로 굳혀져 펠레가 된 셈이다. 정작 본인은 “펠레라는 이름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낀다” 라며 크게 만족하고 있지만, 어째 저주를 날로 받아들였기 때문인지 기대 만큼 성장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본명은 마르코스 에반젤리스타 데 모라에스(Marcos Evangelista de Moraes). 카푸라는 애칭은 70년대 브라질의 지칠 줄 모르는 스트라이커였던 ‘카푸링가’(Cafuringa)의 이름으로부터 유래했다. 카푸는 이탈리아에서 그 뛰어난 스테미너 때문에 ‘일 펜돌리노’(il Pendolino)라는 별명으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는데, 이는 한국어로 고속열차라는 의미다. 이 별명은 앞으로 브라질 출신의 후배 마이콘이 물려받게 될 듯하다.

    유명 헐리웃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Michael Douglas)의 열렬한 팬이었던 마이콘의 아버지는 자신의 장남이 태어나자 ‘마이클 더글러스’라는 이름을 그대로 아들에게 붙여주려 했다. 그러나 ‘마이클’이란 생소한 이름을 받아든 출생신고 담당 공무원은 이를 마이콘으로 잘못 받아 적고 말았고, 그것이 그대로 마이콘이란 이름으로 굳어지게 됐다. 때문에 마이콘의 미들네임인 ‘더글러스’는 브라질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사용되고 있는 이름일지도 모른다.

    본명은 후안 알베르토 안드레우 알바라도(Juan Alberto Andreu Alvarado). 멜리(혹은 메이)라는 애칭은 스페인에서 쌍둥이 아이에게 주로 붙여주는 별명으로, 후안 알베르토 역시 쌍둥이였기 때문에 ‘멜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스페인어로 쌍둥이는 ‘Mellizo’이며, 멜리의 쌍둥이 동생도 현재 축구선수로서 활약하고 있다.

    본명은 루벤 가르시아 칼마체(Ruben Garcia Calmache). 카니라는 애칭은 스페인에서 집시 계열의 사람들에게 주로 붙여주는 애칭이다. 어린 시절부터 루벤 가르시아라는 자신의 이름보다 ‘카니’라는 별명으로 자주 불린 것이 계기가 되어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본명은 제르바이스 야오 쿠아씨(Gervais Yao Kouassi). 2008년 북경 올림픽에서의 맹활약으로 더 유명해진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이 스트라이커는 본래 ‘제르바이스’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브라질 선수 못지않게 축구를 잘한다는 의미에서 제르비뉴(Gervinho)라는 브라질식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제르비뉴는 본인의 이름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하고 있다고.

    본명은 크리스티안 코피 은드리(Christian Koffi N'dri). 로마리치(Romaric)라는 애칭으로 더욱 유명하며, 제르비뉴와 마찬가지로 별명이 그대로 이름으로 굳혀진 케이스다. 프랑스 기자들은 불어 발음에 따라 ‘로마리크’라고 불러 왔지만, 선수 본인이 종종 자신의 이름을 ‘로마리치’라고 발음해 지금은 로마리크와 로마리치가 모두 사용되고 있다. 왜 로마리치라는 이름이 붙여졌는지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