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권분석은 입지조건을 따져보기 이전에 상권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다. 창업자는 당연히 번성하는 상권을 선택하고 점포 입지조건을 분석해 좋은 점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상권분석이 개론이라면 입지조건은 각론인 셈이다. 따라서 숲을 먼저 보고 나무는 나중에 살펴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흔히 상권과 입지분석을 상권분석으로 통칭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상권분석은 제쳐두고 개별 점포의 입지조건만 따지게 되기 십상이다. 실제 상권 자체는 쇠퇴하는데 점포 입지가 워낙 좋아서 장사가 잘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상권이 죽으면 현재 장사가 잘되는 점포라 해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때문에 상권과 입지조건은 나누어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지리적 조건

    상권을 이루는 가장 큰 요인은 지형지세다. 지리적인 조건인 하천, 도로, 둑 등에 의해 상권이 나눠지기 때문에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언덕이나 경사진 곳은 상권 형성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상권은 흐르는 물과 같다. 따라서 높은 곳보단 낮은 곳에 상권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이런 곳은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으며 시장이나 극장, 예식장, 은행 등 각종 생활편의 시설이 집중돼 있다.

    도시개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신도시나 서울 외곽지역의 베드타운은 상권이 잘 형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성장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곳은 사통팔달로 시원하게 도로가 뚫려 사람들의 통행이 몰리지 않기 때문에 상권형성과 성장이 어렵다.

    보도 양쪽에 상권이 형성된 경우 보도 높은 곳보다 낮은 곳이 좋다. 보도가 높으면 접근성이 떨어진다. 같은 건물에서도 지상 2층보다는 지하 1층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1층과 비교하면 지하 1층은 60~70%, 지상 2층은 50~60% 정도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보증금과 권리금은 지상 2층이 지하 1층보다 10% 정도 비싸다. 가장 큰 이유는 환경과 건강 때문이다.

    업종에 따라 점포 방향도 중요하다. 음양오행에 근거한 풍수지리에 따라 좋은 점포와 나쁜 점포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적인 적용은 어렵다. 결론적으로 특별히 좋은 방향은 없다. 단, 직사광선이나 습기를 피해야 하는 제품을 취급하는 업종은 방향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2) 교통망 등 도로조건

    상권은 버스노선이나 지하철 개통 등 교통망에 의해 성장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왕복 4차선 이상의 도로는 상권을 분할하지만, 횡단보도가 있다면 상권이 이어지기도 한다. 도로폭이 좁다고 해서 모두 상권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또 넓다고 해서 모두 단절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지하철과의 연계 여부는 상권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울시내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은 유동인구와 배후수요를 감안할 때 그 지역의 대형할인점이 들어서 있는 중심상권이거나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

    3) 상권 내 유동인구와 배후수요

    시내 중심가와 역세권, 대학가상권은 유동인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각 상권에 유입되는 유동인구의 연령층, 남녀구성비, 소비패턴 등에 의한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런 중심상권의 상권분석은 주택가 상권에 비해 훨씬 수월한 편이다. 실제 상권분석이 어려운 경우는 대단위 아파트단지와 주택지 상권이다. 이곳은 그야말로 일일이 그 지역지역마다 상권분석을 해야 한다. 그 지역 거주인구의 소득수준, 인구수 및 세대수, 교육 정도, 주거형태, 소비행태, 연령층, 남녀구성비 등에 의해서 상권 발달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4) 생활 편의시설 및 장애시설

    어떤 곳이든 상권이 형성된 곳은 그 지역의 중심지로 볼 수 있다. 보통 지역의 중심지에는 대형할인점, 스포츠센터, 관공서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다양한 업종의 크고 작은 점포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유발한다. 그러나 학교나 운동장, 고아원, 양로원이 들어서면 상권이 분할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