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1] 동대문시장에서 5년째 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숙씨(여ㆍ45). 
    김씨는 최근, 건강이 좋지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로부터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가게를 내놓으려고 근처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2004년 99㎡ 규모 1층 식당을 계약할 당시 직전 임차인에게 지급했던 권리금 3억원을 받을 길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요즘 동매문시장 의류 매장의 경기불황으로 권리금을 주고 식당을 하겠다는 창업자 문의가 뚝 끊겼고 그나마 매수자가 있어도 권리금을 잘 받아야 1억5000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몇 년새 모든 물가는 몇 곱절 뛰었지만 김씨 가게 권리금은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사례2] 서울 강남역 삼성타운 인근에서 2년째 퓨전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병규씨(남ㆍ55). 
    박씨의 점포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하여 매출이 2배 이상이 뛰었다. 삼성타운의 입주가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주변에 오피스텔, 오피스에 입주율이 높아져 주문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권리금도 지난해 1억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30%가량 뛰었다. 또 박씨는 건물주와 5년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여 임대료 상승 부담을 줄였다.

    '타임스퀘어' 등장, 죽은 영등포 상권에 어떤 영향 미칠지 관심

    서울 영등포상권은 불과 4~5년 전만해도 남서부권의 대표적인 상권이였다. 그러나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한 지하상가, 먹거리 골목 등은 이미 빈사 상태다. 그러나 최근 대형 복합단지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 상권 부활의 촉매제가 될 것이냐, 아니면 주변을 모두 폐점화시키는 독이 될 것이냐를 놓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관심의 주인공은 경방에서 조성해 올 하반기에 분양을 시작하는 ‘타임스퀘어’. 연면적 34만㎡의 경성방직 부지와 경방필ㆍ신세계 백화점 자리에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쇼핑몰 면적만 24만㎡, 점포 수 500여개에 달한다. 연면적 11만 9000㎡에 점포수 249개인 삼성동 코엑스몰의 두 배 규모. 이미 이마트ㆍ교보문고ㆍCGV등의 입점이 확정돼 있는 상태다.

    일단 영등포역 인근 주민들의 반응엔 기대감이 흐르고 있다. 현재 영등포역 인근 상권은 말그대로 죽기 일보 직전의 상태. ‘에쉐르’, ‘아쟈(AㆍZA)’ 등 기존 쇼핑몰의 영업이 거의 중단됐으며 지하상가 쪽도 수익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임스퀘어’의 등장을 ‘부활의 메신저’로 바라보는 것. 게다가 인근 영등포뉴타운 개발 소식, 영등포역 롯데백화점과 지하상가의 연결, 옛 연흥극장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주상복합상가 등 호재도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죽어가는 상권을 디딤돌로 삼아 타임스퀘어가 주변 상권을 독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상가 주고객이 고급 쇼핑몰 쪽으로 옮겨갈 경우 타임스퀘어만 성공하고 주변 상가들은 다 죽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림역 상권·동대문 시장도 대형 쇼핑몰 성공 여부에 초관심

    서울 신림역상권의 과거 화려한 명성도 흔들리고 있다. 하루 평균 30만명의 유동인구가 오고가는 신림역 주변은 불과 2~3년 전만해도 서울 서남부지역의 대표적 상권으로 일컬어졌지만, 정작 주요 소비층은 신림역 상권이 아닌 인근 신촌이나 명동, 동대문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하루 평균 9만여명이 이용하는 신림역 인근에는 현재 이미 영업을 시작한 1개의 쇼핑몰을 포함 2개의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고 있어 이들이 상권활성화에 실패하면 상권 위축이 더 가속화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들 쇼핑몰 외에도 보라매공원 인근에는 롯데백화점과 서울대입구역 에그옐로우 쇼핑몰이 영업 중이다. 신림역을 중심으로 반경 3km 내외에 무려 5곳의 초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이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 상권의 대명사인 동대문시장도 침체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상권 침체는 더욱 심각해졌다. 굿모닝시티 오픈을 앞두고 현재 동대문 상권의 대형 쇼핑몰 내 상가는 약 1만1000개로 이 중 20%가 넘는 2300여개 점포가 공실(空室)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밀리오레, 두타 등 인근 테마쇼핑몰의 매매가는 15% 이상, 임대료는 10% 이상 떨어졌다. 수요가 없으니 권리금도 사라진지 오래. 그나마 역세권인 밀리오레나 두타를 제외하고는 공실률이 더 높은 편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상황은 더욱 더 암담하기만 하다. 라모도, 뉴존, 패션TV 등 대동소이하기는 하나 동대문 인근 대부분 쇼핑몰이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대문을 비롯한 서울 전역의 쇼핑몰 형태 상가가 시장에서 외면당하면서 경매시장에서 헐값에 넘어가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올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2010년까지 개발될 동대문 디자인프라자&파크다.

    강남역 상권은 삼성타운 입주 등 호재로 들썩여 

    강남역상권은 삼성타운 입주, 신분당선 개통 등 개발호재로 인근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상가를 비롯해 오피스와 오피스텔이 작년 대비 20~30%가량 시세가 상승하였다. 상권 중심축도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삼성타운이 있다. 삼성타운이 들어서기 전에는 소규모 음식점이 주류였던 길목이 삼성타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고급 한정식 등의 음식점과 대로변 패밀리레스토랑, 베트남 쌀국수점, 테이크아웃 커피점, 인도 요리점 등 유명 프랜차이즈 업종으로 바뀌게 됐다. 삼성타운 입주가 마무리되면 2만여명의 유효 유동인구를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인접한 지역 상권 몸값도 수직상승했다. 현재 분양 중인 주상복합상가의 1층 평균 3.3㎡당 분양가는 6300만~8700만원선이다. 기존 점포는 권리금이 삼성타운 조성 계획이 발표된 3년 전보다 2배 정도 뛰었다. 상가도 삼성타운 주변 1층 99~165㎡ 규모의 권리금이 5억원 안팍이다. 임대보증금도 3억~5억원에 월세 1000만~1500만원에 달해 강남역 상권에서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상가 권리금 높이는 방안은?

    사실 실체가 불분명한 상가 권리금은 매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부분 입지 여건에 따라 권리금 수준이 결정된다. 그러나 소비 패턴은 빠르게 변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아니다’ 싶으면 과감한 업종 전환이 필요하다. 입지와 소비패턴에 맞는 업종을 선택해야 권리금 상승 효과를 유인할 수 있다.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업종 선택을 잘못하면 권리금은 하락한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www.kera.kr) 권강수 이사는 "높은 상가권리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별화 된 마케팅 방법, 프랜차이즈 상가로의 전환, 저가상품 공급을 통한 매출향상 등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