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터넷 토론 사이트인 '민주주의 2.0'을 개설한 것으로 두고 친노 세력이 어수선하다. 한겨레신문이 노 전 대통령의 사이트 개설을 "반목과 대립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비판하자 친노 진영과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네티즌이 발끈하고 나선 것.

    민주주의 2.0의 논객들은 격한 반응을 보이며 한겨레신문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필명 '데이빗오티즈'는 22일 "반목과 대립의 현장이 대한민국에 널려있는데 민주주의 2.0에 딴지를 걸고 있을 만큼 한겨레는 한가한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민주주의 2.0이 반목과 대립의 중심은 아닌것 같다"며 "(한겨레신문이) 발행 부수 늘어서 여유부리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요유'는 한겨레의 '열등감'이 노 전 대통령의 딴지를 걸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겨레나 소위 그 잘난 엘리트 진보들은 노 전 대통령보다도 앞서서 이런(민주주의2.0)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사실은 그들이 불쌍한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보다 앞서고 싶은데 늘 뒤떨어지는 그들은 여론이 노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시기와 열등감, 전형적 살리에리 증후군을 보이고 있다"고 늘어놓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21일 인터넷 토론사이트 '서프라이즈'에 '아직도 정신 못차린 한겨레 사설 유감'이란 글을 올려 "미국에서도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은 흔히 있는 일이다. 노 전 대통령이 직접적인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도 아니고 빈 깡통이라고 할 수 있는 2.0 사이트를 운영만 해주는 것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 것을 보니 이런 신문을 과연 정론지라고 할 수 있는지 심한 회의가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조씨는 한 세미나에서 언론 전공인 어느 교수가 한 말을 인용해 "조선·동아·한겨레·경향의 사설을 경험적으로 연구한 결과, 독재시대의 잘못된 편견이나 담론을 무비판적으로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네 신문 모두가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20일 한겨레신문은 사설을 통해 "지금 시점에서 전직 대통령이 직접 토론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는 건,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을 확산시키며 정치적 ‘반목과 대립’만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 전 대통령에 쓴소리를 했다. 이 신문은 아울러 "노 전 대통령 쪽은 사이트 개설이 '전직 대통령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이라고 말하지만, 결국 정치적 영향력 확대와 세 결집으로 이어질 것이란 의구심을 많은 국민이 갖고 있다"며 "‘왜 꼭 그런 쪽으로만 보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의 전통이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 현실에선 전직 대통령들 스스로 좀더 조심스런 태도로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민주주의 2.0을 통한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움직임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