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1일 사설 <민변(民辯) 변호사 "촛불시위로 광화문 상인들 돈 벌었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서울 광화문 일대 상인들은 두 달 넘게 계속된 촛불시위로 영업을 망치고 시위를 주도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엔 소송까지 생각했던 건 아니었는데 지난 6일 TV 토론에 나온 민변(民辯) 사무차장 송호창 변호사의 궤변(詭辯)을 듣고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송 변호사는 토론에서 "보통 10시, 11시에 문 닫던 식당들이 지금은 9시 전에 문을 닫는다. 그전에 물건이 다 팔려나가서 과거 한 달 매출을 지금 하루 만에 다 얻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촛불반대 시위를 벌인) 그 상인들이 광화문 상인이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다. 강북이나 강동 같은 다른 지역에 있는 분들"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동원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광화문 상인들은 송 변호사 얘기에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한다. 광화문 한 수퍼마켓은 시위 기간에 거의 매일 300만원씩 매출 손실을 봤다. 저녁 8시만 넘으면 시위대에 또 경찰버스에 포위돼 문을 닫다시피 했다. 천막도 망가지고 벽면 대리석도 떨어져 나갔다. 부근 음식점들도 저녁 손님을 받지 못했다. 저녁마다 거리가 매일같이 불통(不通)인데 누가 광화문에 와서 모임을 가지려 했겠는가. 한 스파게티 집은 매출이 10분의 1로 떨어졌다고 한다. 송 변호사 얘기처럼 시위 때문에 재미를 본 업소가 있다면 몇 군데 편의점과 생맥줏집 같은 곳이었을 것이다. 법률 전문가란 사람이 1%가 재미 본 걸 가지고 99%가 손해 본 걸 감추려 한다면 정직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촛불 반대시위를 '동원된 시위'라고 한 발언도 광화문 상인들의 자존심을 깔아뭉갰다. 민변은 '약자와 소수자 권익 보호'를 명분으로 출범한 단체다. 그런 민변 소속 변호사란 사람이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에 눈이 어두워 시위대에 짓밟힌 약한 상인들의 생계(生計)를 못 본 체하며 궤변을 둘러댄 것이다.

    민변 소속 다른 변호사는 경찰 간부가 촛불시위 도중 호텔을 난장판으로 만든 현행범을 체포해 가다 시위대에 둘러싸여 '인민재판'을 당하는 걸 보고 이 경찰관을 가리켜 "시민을 납치하려다 시민들에게 체포된 현행범"이라고 말했다. 민변 변호사들의 세상 보는 눈이 왜 이렇게 비뚤어져 버렸는가. 민변은 지난 5월로 창립 20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된 것이다. 민변도 나잇값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