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노 그룹의 수장으로 여겨지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친노를 대표하던 유시민 의원이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을 탈당했다. 이 전 총리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당 대표로 선출되자마자 탈당했고 유 의원은 '손학규 지도부'가 꾸려지기 전 당을 떠났다. 이 전 총리는 손 대표 정체성을 문제 삼았고 유 의원은 당의 이념을 비판하며 나갔다. 당 안팎에선 친노그룹의 추가 탈당을 전망했고 이들의 집단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통합신당 역시 이런 우려를 했고 손 대표는 가장 먼저 추가 탈당을 고민 중인 의원들을 만나며 진화에 나섰다. 손 대표가 당의 새 노선으로 '제3의 길'을 제시하자 '쇄신파'로 불리는 초선그룹이 제동을 걸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통합신당이 다시 계파별로 쪼개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쏠렸다. 통합신당 분열의 시발점으로 지목된 곳은 친노 그룹이었다. 친노 그룹을 이끌어 온 이해찬 유시민 두 의원이 탈당했기 때문이다. 상징성이 큰 만큼 이들의 탈당은 곧바로 친노 의원들의 후속 탈당으로 이어지고 '친노 신당' 출현으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을 낳았다. 이화영 김형주 의원 등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탈당에 무게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나리오를 부추겼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이해찬 유시민 두 의원이 가진 영향력은 정치권과 통합신당 안팎의 예측과 달리 보잘것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친노 성향 의원 대다수가 당 잔류를 선택했다. 탈당 가능성을 언급했던 이화영 의원마저 잔류 쪽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이 전 총리를 지원했고 친노 성향으로 알려진 김태년 의원은 18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친노 그룹의 추가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더 이탈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탈당을 보류한다는 입장이냐'고 재차 묻자 "보류라는 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한두 분 정도는 보류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 의원들이 다 통합신당으로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고 "(거취를 고민 중인) 그 분도 나간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외 의원들은 정통 민주개혁 세력의 본류가 신당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키를 잡았다가 해체된 참여정부평가포럼과 친노 의원들을 모아 설립한 '광장'에 대해서도 "이 전 총리가 탈당 하면서 상황변화가 생겼기에 (향후 활동을) 논의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애초에 광장은 싱크탱크를 만들자는 취지였기에 그런 방향으로 키워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가 손 대표의 정체성을 문제 삼은 것과 달리 김 의원은 "손 대표 체제가 안착해야 한다"며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어찌됐든 많은 분들이 (손 대표가) 함께 하길 원했고 그래서 (통합신당이) 만들어 진 것 아니냐"면서 "당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까지 치른 마당에 '한나라당 출신'을 문제 삼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평가고 좀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손 대표가 잘 할 것이라 믿고 지금은 최대한 당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도 했다.

    경선 당시 이 전 총리를 지원했던 선병렬 의원도 이보다 앞선 1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솔직히 말해 당에 정체성이 없다는 이 전 총리는 좀 오버해 표현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이 전 총리 자신이 총리할 때는 과연 당에 정체성이나 이념적 지향에 맞는 그런 정책을 폈느냐"고 되물었고 유 의원에에게는 "이념 정당이라는 데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이 이 전 총리 등과 새로운 '진보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원군이라고 믿었던 친노 그룹은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