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 대선주자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7일 제안한 ‘3자간 후보단일화’와 관련, 당사자인 이해찬 전 총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각각 뉘앙스는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들이 공히 친노(親盧) 진영을 각각 대표하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이들의 후보단일화 여부에 따라 범여권의 대선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단순히 컷오프 통과를 노린 전략적 판단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전 총리 캠프 대변인 양승조 의원은 “정통성 있는 평화민주개혁세력이 당선될 수 있는 후보단일화 방안을 지지한다”면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전 장관도 별도 입장 발표를 통해 즉각적인 확답은 피했지만 “대통합과 국민경선 과정에서 정당하고 필요한 협력과 연대를 이루기 위해 열린 자세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나는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고 열린당에는 비슷한 정책과 노선을 가진 다른 여러 후보들이 있어 어떤 견해를 명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는 사실상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이 후보단일화 검토 가능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이들의 후보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친노 지지층의 표 분산을 막고 동시에 범여권 대선구도를 ‘친노’ 대 ‘반노·비노’ 구도로 몰아가 분명한 전선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범여권 일각에선 이들의 후보단일화 움직임은 단순히 컷오프(범여권 대선주자 난립에 따른 예비경선제)를 의식한 전략적 측면이지 실제로 후보단일화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범여권 내부에서 컷오프 제한선을 5명으로 할지 8명으로 할지를 논의 중인데 이같은 움직임은 5명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일종의 ‘반발’적 측면이라는 시선이다. 아울러 유 전 장관은 18일 대선출마선언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라 후보단일화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특정 주자 진영에서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컷오프 5명선에 대한 '반발'적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이들의 지지율은 이렇다할 상승세 없이 한 자리수 초반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 중도통합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모두 단일리그로 범여권 경선에 나서면 컷오프 통과를 확실히 장담하지 못하는 양상인 것으로 범여권 안팎에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범여권의 한 의원은 뉴데일리와 만나 “후보단일화는 국민과 당원이 하는 것”이라면서 “후보는 민심이라는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면 된다. (후보단일화 제안 등은) 선수가 심판까지 하려고 나서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이 의원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컷오프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호간의 경쟁으로 서로를 갉아먹고 힘을 분산, 약화만 시키고 있어서는 대선 승리를 불씨를 살려낼 수 없다"며 '3자간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