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삶은 막혀 있음으로 답답하다. 인구가 밀집되어 있음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다. 공간이 닫혀 있다는 것은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원래 열린 공간에서 살아왔고 그 곳이 자유롭다. 그런데 도시에 살게 됨으로서 탈출 욕구가 커진다.

    도심을 벗어나면 우선 숨쉬기가 좋다. 그 것은 환경오염으로 인해 겪는 아픔에서 벗어나는 실질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 것보다는 정신적인 자유에서 얻은 기쁨이 더 크다. 그래서 틈만 있으면 도시를 탈출하려 한다. 특히 가을이면 이런 욕구는 더욱 더 커지게 된다. 파란 하늘의 유혹이 부추기기 때문이다.

    지평선 축제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이 보이는 곳이 바로 김제다. 풍요의 고장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축제다. 막힌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완전히 열려 있는 공간이다.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이고, 심호흡을 하게 되면 그 싱그러움이 깊은 곳까지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어디 그뿐인가. 서해바다에 닿아 있어 더욱 풍요로운 곳이다.

    쌀의 축제인 지평선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지난 9월 20 일부터 오늘(24일)까지 닷새간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거나 이어지고 있었다. 농심을 알기라도 하듯이 하늘도 그렇게 맑을 수가 없다. 파란 하늘은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져서 온 누리를 파랗게 물들일 것만 같다.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하게 한다.
    화려한 축제에 쌀의 얼굴이 환해져 있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농민들의 걱정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열심히 땀 흘려서 농사를 지어도 수확을 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으니, 낙담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거기에다 미국과의 자유무역 협상으로 인해 농사짓는 사람들의 불안과 고뇌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걱정 저런 걱정은 잠시 밀쳐두고 축제에 참여하는 얼굴들이 환하다.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라고 하였다. 세월의 변화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놓이게 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우리 삶의 바탕은 바로 농사에 있다. 우리의 먹을거리를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축제를 통해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황금물결 사이로 고운 코스모스가 환하게 웃고 있다. 코스모스가 손을 들어 환영하고 있다. 농심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었다. 열심히 농사를 짓고 난 뒤 흐뭇한 마음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축제에 빛나는 쌀의 얼굴처럼 우리 농민들도 환하게 웃었으면 하는 바람이다.<春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