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과정 불거진 '비선 개입 의혹' 비판韓 "비선 동원 밀어붙여…사적 이익 추구"민주 원로 "비선 조직 개입 공천 공정성 의심돼"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이재명 대표의 비선(秘線) 조직 개입 논란과 관련해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이름도 모르는 경기도 출신의 측근 인사를 내려꽂기 위해 사람들을 제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한 위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문학진 전 의원을 향해 총선 불출마를 종용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당의 공천을 대장동 다루듯 하는 것 같다"며 "안규백 의원이 (불출마 종용 근거가 된) 여론조사를 한 적이 없다고 하니 '그럼 경기도팀이 했나' 이런 얘기를 했다. 대장동 비리가 그렇게 이뤄진 것 아닌가. 어떻게 공당을 대장동 비리 하듯 운영하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대표를 향해 '대장동식 공천'이라고 비유하며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 날을 세웠다.

    그는 "대장동 비리가 이런 식으로 일어났겠구나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식 라인을 무시하고 비선 라인을 동원하면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하고 있는 민주당의 공천은 대장동식 공천이라 생각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앞서 문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로부터 '총선 불출마 권고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문 전 의원은 이 대표의 비선 조직이 민주당 공천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지난달 27일 전화를 걸어 "형님(문 전 의원)이 꼴지를 했다더라.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안태준 31%, 신동헌과 박덕동이 각각 11%, 형님이 10% 나왔다"는 발언을 폭로했다.

    민주당 특별 당규에 따르면 적합도 조사에서 1, 2위 후보 조사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단수 공천'이 가능하도록 했다. 광주 광주을은 현역인 임종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전략 공천 지역구로 지정됐다. 이곳에 '진명'(眞이재명계)으로 분류되는 안태준 이 대표 특별보좌역을 공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안 특보는 이 대표의 친명(친이재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으로, 이 대표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성남산업진흥재단 이사와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을 지냈다.

    민주당 내 원로 인사들도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이 대표의 비선 개입 의혹을 두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며 야권 내 잡음이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이강철 전 노무현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강창일 전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당내 상황이 심히 우려돼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비선 조직이 공천에 개입한다는 소문이 여의도에 파다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 당에는 시스템공천 제도가 확보돼 있다. 이에 따라 모든 후보가 신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밟길 바라며 이미 비선의 개입으로 그 공정성이 의심되는 바, 경기 광주을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 간 경선 실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