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미애 '전략공천' 고심조국·송영길 신당과 연대 가능성중도·수도권·청년 표심 이탈 우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이른바 '조추송(조국·추미애·송영길) 리스크'가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총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이 숱한 논란을 일으킨 이들과 손잡을 경우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표심 잡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전략공천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 공천 여부와 관련 "이번 싸움에서 공격수 역할을 할 사람도 필요하고 그런 측면에서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추 전 장관과 비공개 회동에서 출마 지역구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전 장관 출마지로는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하는 서울 동작을과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 준비 중인 서울 중-성동갑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추 전 장관의 '쓰임새'를 고민하는 반면 당내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강성 이미지가 강한 추 전 장관을 띄울 경우 중도층이 등을 돌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추 전 장관은 최근 '친명(친이재명)' 노선으로 갈아탄 후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를 저격하면서 당내 분열을 부추겼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인 임 전 실장 공천 배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도 불거졌다. 문재인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두 분(추미애·임종석)을 놓고 각각 다른 잣대로 전략공천을 운운해버리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신당과 관련해서도 민주당 내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등 12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조 전 장관이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질 통합 비례정당에 참여하게 된다면 다시 '조국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중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민주당 합류 가능성도 거론된다. 송 전 대표가 옥중에서 창당하겠다고 밝힌 정치검찰해체당(가칭)이 민주당 주도 위성정당에 동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이 실제로 조국·송영길 신당과 연대할 경우 핵심 유권자로 꼽히는 '중도층·수도권·청년' 표심 잡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은 뚜렷한 지지 정당이 없는 유권자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선거에서 표심이 고정되지 않은 경합주(州)를 뜻하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s)' 개념과 유사하다.

    정치적 이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유권자들이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 전 장관과 송 전 대표에게 표를 던질 명분은 약하다. 하물며 당 대표가 3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조국·송영길과 연대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지난 7일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어떤 것이 민주당의 승리에 도움이 되는지 그분들(조국·송영길)이 고민해주기를 부탁"했다.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장을 맡은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13일 '조국 신당'을 두고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반면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어떤 모양으로 같이할지는 모르겠으나 정권 심판의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이론적으로는 민주당이 조국·추미애·송영길과 거리를 둬야 중도층 표심 잡기에 유리하다"며 "사실 이들이 외치는 검찰독재 청산이라는 구호가 중도층에게 소구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