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출신 尹, 당협 출신 韓과 찍은 사진 걸어인지도 높은 인사들 본인 얼굴로 홍보"尹心, 韓心으로 하지 않는다" 현역들은 논란 차단
  • ▲ 왼쪽부터 원희룡 인천 계양을 예비후보, 강명구 경북 구미을 예비후보, 최지우 충북 제천·단양 예비후보 선거 사무소 모습.ⓒ각 후보 캠프 또는 페이스북 캡처
    ▲ 왼쪽부터 원희룡 인천 계양을 예비후보, 강명구 경북 구미을 예비후보, 최지우 충북 제천·단양 예비후보 선거 사무소 모습.ⓒ각 후보 캠프 또는 페이스북 캡처
    4·10국회의원총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인사들이 저마다 다른 홍보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정부 출신은 윤석열 대통령과, 당협위원장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선거사무소를 채우며 인기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서울 한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민 당협위원장 출신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최근 선거사무실 외벽 한쪽 면을 한 위원장과 악수하는 사진으로 채웠다.

    반면 충청권에 도전하는 대통령실 출신 한 젊은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선거사무소 전체를 뒤덮을 만한 크기로 내걸고 홍보에 나섰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시스템공천을 내세우며 사천(私薦) 잡음 차단에 나섰으나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택해 자신을 알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5~8일 전국 18세 이상 2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따른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9%p 상승한 39.2%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2주 연속 오름세지만 지난해 7월 첫째 주 조사부터 여전히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 중에 치르는 총선인 만큼 통상 여당 후보들은 대통령의 인기에 올라타고자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을 게재해 인지도를 높이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르자 '각자도생'하는 모습이다.

    반면, 리얼미터가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41.8%, 국민의힘은 40.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조사보다 1.1%p 상승했고, 민주당은 3.4%p 하락하면서 같은 기간 양당 간 차이는 5.4%p에서 0.9%p로 좁혀졌다. 여권에서는 이를 총선을 앞두고 등판한 한 위원장의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선거사무소에 내걸면 대통령 인지도를 따라서 같이 가는 것이고, 한 위원장과 찍은 사진으로 하면 그 인지도를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전국적으로는 3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을 중심으로 대통령 인기가 상당한 상황이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 대응에 따른 이견과,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으로 촉발된 두 사람의 갈등 국면에서도 지역구를 누비는 후보들의 체감상 영남권은 윤 대통령 손을 들어줬다고 한다.

    한 PK(부산·경남) 지역 출마자는 통화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윤 대통령과 갈등 때에는 '대통령은 잘하는데 너희는 뭐하냐' '민주당이 (김 여사) 이야기를 하는데 왜 한마디도 못 하느냐. 제대로 싸워라' 등 영남권에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경선은 텃밭으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TK(대구·경북), PK에서는 기존대로 '당원 50%, 일반 국민 50%' 비율을 적용한다. 수도권과 호남·충청권의 경우 '당원 20% 일반 국민 80%'의 규정이 적용되는 만큼 영남권에서는 공천장에 들어가는 당원들의 '입김'이 센 것이다.

    이에 반해 현역의원을 중심으로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은 윤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과의 친분이 아닌 '본인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저격수'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은 선거사무소 외벽에 자신의 얼굴 사진이 흐릿하게 들어간 붉은색 바탕 현수막을 걸었다. 그 위에 이름 석 자를 각각 '원'은 기호, '희'는 문자, '용'은 동물 문양으로 표현했다.

    원 전 장관 캠프는 "정치인생에서 모든 일에 진심이었던 만큼 계양에서도 '전심전력'한다는 것"이라며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국민의힘 현역의원은 선거사무소에 자신의 사진만 크게 걸고 '힘 있는 재선' '힘 있는 중진' 등을 주요 메시지로 사용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든 한 위원장이든 함께 찍은 사진을 거는 곳은 (후보 자신의 당선이) 쉽지 않은 지역"이라며 "우리는 윤심(尹心)·한심(韓心)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3.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