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민주, 비례 앞번호 군소정당에 양보… 꼼수정당 난립②이낙연·이준석, 3지대 '빅텐트'보다 각자도생 가능성③이재명, 비례대표 출마 무산… 원희룡과 맞대결 전망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에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통합형비례정당' 형태의 위성정당 창당을 결정하면서 '꼼수 위성정당' 난립 사태가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거대 양당을 제외한 제3지대에서는 소수 정당 간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통해서만 비례대표 후보를 내기로 한 만큼 이 대표의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은 낮아졌다.  

    ◆'꼼수정당' 난립 재현

    이 대표는 지난 5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소수 정당의 원내진입을 돕는 준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문재인정부 때 여당이던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밀어붙여 통과시킨 선거법 개정안으로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21대 총선 당시 거대 양당이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어 '정치적 다양성 확보'라는 취지가 훼손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위성정당 창당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이 대표가 이를 파기하면서 또다시 위성정당 난립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1대 총선 때 비례대표 선거에 나선 정당은 35개, 투표지 길이만 50cm에 달했다. 민주당은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이 참여한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위성정당을 만들어 비(非) 민주당 인사들을 비례대표 후보로 냈다.

    이때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인사들이 권인숙·김홍걸·신현영·양이원영·윤미향 의원 등이다. 이들 대부분은 민주당으로 복귀했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조정훈 전 시대전환 의원만이 자신의 정당을 이끌었다. 그랬던 조 전 대표마저 지난해 9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나머지 위성정당도 결국엔 거대 양당에 흡수돼 '떴다방'식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민주당이 주도해 만드는 통합형비례정당은 비례대표 앞 순번을 진보 계열 군소정당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 지역구 선거에서는 야권 단일 후보를 내세우는 방식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도 여기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3지대 향한 표 분산 가능성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주축이 된 제3지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쉽게 하지만, 이를 시도하기 위한 위성정당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더 과열된다. 제3지대를 향한 표가 다른 위성정당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당장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연합하는 '빅텐트' 구성에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두 정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비례의석을 가져갈 수 있는 최소 정당 득표율 3%를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양측이 '빅텐트' 구성에 이견을 보이면서 두 정당의 단일대오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미래와 공동 창당을 준비하다 이탈한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6일 제3지대 통합을 위한 '통합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개혁신당 2인, 새로운미래 2인, 새로운선택 1인, 원칙과상식 1인을 추천해 위원을 구성하자고 했다.

    ◆이재명, 비례대표 출마 무산

    이재명 대표의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은 낮아졌다. 앞서 민주당은 이 대표가 원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가 총선 전반을 지휘하는 점을 고려해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는 위성정당을 통해 내보낼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 대표가 당을 탈당한 뒤 당적을 옮기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맞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원 전 장관은 지난달 31일 계양을에 국민의힘 총선 후보로 공천을 신청하며 "민생과 경제에 우리 정치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유는 권력만 잡으면 된다는 이 대표의 정치, 제가 그 고리를 끊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