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양향자 합당 선언…호남 기반 이낙연 당과는 거리 두기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이 합당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과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이 주축인 '미래대연합'과 합당에는 부정적 의견을 내며 각자도생을 시사했다.

이 대표와 양 대표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서로의 비전과 가치에 동의한다"며 "개혁신당이 한국의희망이고, 한국의희망이 개혁신당"이라고 공언했다.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에서 나온 첫 합당으로, 당명은 '개혁신당'이다. 다만 슬로건은 '한국의 희망'으로 결정했다. 두 당의 상징 색상은 주황색(오렌지색)으로 같다. 양당의 합당으로 양 대표는 개혁신당의 유일한 현역의원이 됐다.

이에 새로운미래 창당을 추진 중인 이 전 대표, 김종민·조응천 의원 등의 미래대연합, 금태섭·류호정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등 제3지대가 '빅텐트'를 이룰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다만 이 대표는 새로운선택과 새로운미래에 전향적 태도를 요구하며 합당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제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빅텐트를 이야기하면서도 각자 개별적 창당 분위기에 너무 주력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오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우려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고, 개혁의 지향점을 가지고 같이 논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낙연 신당인 새로운미래가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 합당을 '중 텐트'라고 표현하며 단계적으로 빅텐트를 치려는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중 텐트 용어 자체가 어떤 취지인지 알겠지만, 저희와 상의하거나 합의된 용어는 아니다"라며 "국민에게 다소 피로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부담이 간다"고 평가절하했다.

2030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개혁신당과 호남이 기반인 한국의희망이 합당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총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거대 양당과 다른 '정치개혁' 등을 내세우지만, 인사·희생 등 여러 방면에서 개혁신당도 국민의힘·민주당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호남세가 강하지 않은 개혁신당에서 자신의 지역구(광주 서을)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K-벨트를 열어 놓고 있다"며 "금명간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양 대표가 언급한 K-벨트는 경기 용인·화성·평택·이천 등으로, 원래 지역구인 광주 서을보다는 양지로 꼽힌다. 이 대표도 "당이 필요한 곳에 전략적으로 출마하겠다"고는 했지만, 대구 출마가 유력시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