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서 '마리 앙투아네트' 파동 공천 갈등으로 확전 우려與 공관위, 한동훈이 점찍은 김경율 출마 서울 마포을 전략 공천키로대통령실 출신 수십명…한동훈 칼 빼 들면 정면충돌로 이어질 듯
  •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소방대원 대기 천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소방대원 대기 천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뉴시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으로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간 갈등이 '공천'을 기점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출마자들만 수십 명인 가운데 이른바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후보를 한 위원장이 공천에서 날릴 경우 더 큰 충돌로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24일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의 사퇴가 양측 간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김건희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에 대해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재·보궐선거를 포함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 등에 우선추천(전략공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이 후보로 점찍어 사천 논란이 일었던 서울 마포을(김 위원)이 포함됐다.

    여권 내에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충돌이 공천 파동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용산과 당이 제일 중요한 것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하는 것 아니냐"며 "냉각기를 갖고 국민이, 우리 당원이 원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논란 속에도 국민의힘 열세 지역인 서울 마포을에 김 위원을 꽂을 수 있는 '판'을 깔아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에서 열심히 갈고 닦은 인사들이 있지만, 인지도가 더 많고 한 위원장이 강조한 '운동권 타파'를 위해 공관위가 이런 명분을 들어 김 위원에게 공천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 마포을 등에 전략공천을 하려고 의도적으로 규칙을 만든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도 "단수 추천은 (당에) 사람이 없거나 (우리가) 우세인 경우 빨리 가서 열심히 하라는, 열세인 지역에선 열심히 뛰어서 조금이라도 표를 더 얻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4월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대통령실 참모진은 30여 명에 달한다.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예산)과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김은혜 전 홍보수석(경기 성남 분당을),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갑)이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경북 구미을),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충북 청주 청원),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 전광삼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대구 북구갑), 김기흥 전 부대변인(인천 연수을) 등도 있다. 행정관급에서는 지난 6월 1호로 충북 충주 출마를 선언한 이동석 전 행정관을 시작으로 김인규·이승환·허청회·김보현·이병훈·배철순·김찬영·전지현·권오현·신재경·최지우·신진영·김대남·여명 등도 지역 민심을 닦고 있다.

    윤석열 정부 초 '여소야대 정국'으로 힘을 받지 못한 만큼 윤 대통령과 국정 철학이 맞는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의 국회 입성 여부가 주목된다.

    이들이 본선에 올라서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는데 국민의힘 공관위가 '시스템공천'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당 기여도·면접 등에서 공천 평가 영역이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 여지가 크다. 한 위원장과 정 위원장이 이른바 '칼'을 빼 든다면 대통령실 출신들과 당 간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총선 승리라는 공통적 목적이 있는 만큼 양측이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