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이재명에 '진명 감별' 우려하며 '시스템 공천'거론친명, 다음 날 이해찬계 불리던 조정식 사무총장 사퇴 요구이해찬은 같은 날 김부겸과 회동…민주당 안팎 상황 공유"존재감 큰 당의 어른 이해찬, 만남에 메시지 있다고 봐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을 두고 내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에 친명(친이재명)계가 사퇴를 요구하고 이 전 대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며 양측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4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공천을 앞두고 아무래도 당 대표와 가깝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잡음이 나오다 보니 우려의 시선이 있다"면서 "이해찬 대표가 그런 우려를 이재명 대표에게 잘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1일 이 대표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졌다. 표면적으로는 이 전 대표가 '시스템공천'을 언급하며 '이재명 체제'로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덕담이 오갔지만, 당에서는 결국 이 전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친명계의 지나침을 지적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총선이 가까워오면서 당 대표를 참칭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가장 공격을 받던 비명(비이재명)계가 당을 나가니 친명 조직에서 이번에는 조 사무총장을 흔들고 있다"면서 "이 전 대표와 가깝고, 대선에서부터 뒤를 받쳤던 인물인데 총선에 나서고 싶은 일부 세력이 결국 당 대표를 팔아 '진명'을 걸러내겠다고 저러는 것 아니냐"고 했다. 

    친명계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총선 승리를 위해 주요 당무를 책임지는 당 사무총장이 선당후사의 물꼬를 먼저 터주시길 요청한다"면서 조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조 사무총장은 당 총선기획단장도 맡고 있다.

    그러자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날 라디오에 나와 "사무총장 자리는 총선을 앞두고 헌신이 요구되는 자리"라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2021년 대선에서부터 이 대표를 도와왔다.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광장을 민주평화광장으로 재편해 이 대표의 대선 전국 조직 기반을 마련했다. 이 때 민주평화광장 대표를 맡았던 인물이 조 사무총장이다. 이해찬계로 불리던 조 사무총장이 친명계로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공교롭게도 친명계에서 조 사무총장의 사퇴 목소리가 나온 날인 22일 오후, 이 전 대표는 김 전 총리와 회동을 가졌다. 김 전 총리의 요청으로 자리가 만들어져 당 안팎의 상황을 공유했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오갔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 만난 다음 날, 결이 다른 김 전 총리와 회동하면서 당 내에서는 이 전 대표 심중의 불편함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처럼 당에서 큰 존재감을 가진 어른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메시지라는 것을 모르리 없다고 본다"며 "공천 시즌에 진짜 이재명의 사람 이외에 나머지는 정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