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지시 이틀만… 경찰 용의자 추적 나선 시점"대구 아무 지하철역이나 낙서… 마스크·모자 쓰면 안 걸려"
  • ▲ 지난 16일 오전 서울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표시한 낙서테러가 발생했다.(위쪽) 전문가들이 훼손 현장을 보존처리 약품을 이용해 세척 작업을 하고 있다.(아래) ⓒ연합뉴스
    ▲ 지난 16일 오전 서울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표시한 낙서테러가 발생했다.(위쪽) 전문가들이 훼손 현장을 보존처리 약품을 이용해 세척 작업을 하고 있다.(아래) ⓒ연합뉴스
    경복궁에 스프레이 낙서를 하라고 10대 학생들에게 지시한 일명 '이 팀장'이 대구 지하철역에도 낙서를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 팀장'으로 알려진 A씨는 지난 18일 또 다른 10대 청소년에게 대구 지하철역에 스프레이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시기는 16일 새벽 임모(17)군과 김모(16)양에게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지시한 지 이틀만으로 이미 낙서 테러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선 시점이다.

    A씨는 18일 오전 7시경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으로 10대 청소년과 대화하면서 사는 곳을 물었다. 대구에 산다는 답변이 오자 지하철역 통로에 낙서 하라고 전했다.

    A씨는 범행을 망설이는 해당 청소년에게 "마스크와 모자 쓰고 하시면 걸릴 일 없다"며 "대구에 있는 아무 지하철역이나 상관없다"고 설득했다. 다만 낙서 범행이 실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앞서 A 씨는 지난 16일 새벽 임군과 김양에게 경복궁 담장 등에 '영화 공짜' '○○○티비' 등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를 낙서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운영자이자 '이팀장'이라고 소개했다.

    임군이 경복궁 외벽에 낙서를 하자, A씨는 서울경찰청 외벽에도 낙서하라고 추가 지시했다. 임군은 지시를 따라 범행한 후 인증사진을 찍어 텔레그램으로 A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임군은 A씨로부터 '낙서하면 3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다만 A씨는 임군의 은행 계좌로 10만원만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의 주장대로 그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의 운영자인지, 임군이 착수금으로 받은 돈 10만원을 지급한 계좌의 소유주가 맞는지 등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낙서테러로 얼룩진 경복궁 담장은 낙서 흔적을 지운 뒤 내달 4일 다시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