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도권 정치 떠나겠다"… 2023년 "그땐 진심이었다" 말 바꿔2000년 DJ에 발탁돼 35세에 첫 금배지… 22년째 제도권 정치인생활"다른 분야도 30~50대가 주축"… 정치권 화두 '86 용퇴론' 일축
  • ▲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열린 최종건 교수의 '동북아국제안보' 과목 종강 기념특강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열린 최종건 교수의 '동북아국제안보' 과목 종강 기념특강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서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운동권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총선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통일운동을 하겠다며 제도권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4년여 만에 자신의 세대를 '사회의 주축'이라고 평가하고 출마 준비에 나선 것이다.

    임 전 실장은 20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2019년 정계 은퇴 당시) 그때는 제 진심이었다"면서 "내년 총선에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힘을 합해서 국정기조를 바꿔내지 않으면 어쩌면 윤석열정부 남은 3년 반 동안 경제가 아예 주저앉겠다는 공포심마저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임 전 실장은 이어 "이제 당신들도 기득권 아니냐는 평가는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정치분야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30대에서 50대 후반까지가 주축세력"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1966년생으로 만 57세다. 

    임 전 실장은 2019년 11월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도권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고 밝혔다. 

    이후 임 전 실장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경문협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북한 저작권료 등의 독점적 수금 권한을 북한으로부터 위임받아 북한의 저작권료를 국내에서 대신 받는 창구 역할을 하는 단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경문협은 총 7억9217만5200만원을 북한에 저작권료로 지급했고, 대북 송금이 중단된 2009년부터 북한 저작권료를 법원에 공탁하고 있다.

    친북 성향을 보이는 임 전 실장은 86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임 전 실장은 한총련의 전신인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 출신이다. 임 전 실장은 1990년 법원으로부터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1993년에 특별사면됐다. 북한 김일성을 만난 임수경 전 민주당 의원의 밀입북을 도왔다는 혐의다. 그러던 중 임 전 실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세대교체 지시와 맞물려 제도권정치에 입문했다. 35세에 첫 금배지를 달고 16,1 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문재인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야권에서 입지를 다졌다.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임 전 실장 등 86세대의 총선 출사표가 반갑지 않은 모습이다. 자신들이 30대에 정치권 선배들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주려는 태도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같은 86세대로 꼽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상황에서도 동년배 정치인들의 자성의 목소리조차 없다는 점도 거론된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20일 통화에서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세대교체가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혜택을 받아 일찍 정치를 시작했고, 그에 따라 많은 역할을 하신 분들이 선거 때마다 기회를 엿보는 것이 그 다음 세대에는 그다지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청년정치인으로 꼽히는 한 인사도 "86세대가 가진 정서로 너무 많이 변해버린 세상을 해석하고 이끌어 가기에는 벅차다"면서 "훌륭한 선배들도 필요하지만 국회에 팽배한 86세대 문화를 걷어내는 것이 이번 총선의 승리 포인트라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