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탈락한 지원자들… 의무 위반, 엄중한 처벌 필요"서류전형, 1·2차 면접에 모두 관여… 부당지시 등 범행 184회
  • ▲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의혹을 받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지난해 10월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의혹을 받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지난해 10월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이스타항공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출신 이상직 전 의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김미경)은 13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종구·김유상 전 이스타항공 대표에게는 각각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상직 피고인은 이스타항공의 실질적인 사주로서, 최종구 피고인은 대표이사·부사장으로서, 김유상 피고인은 기획전략실장으로서 공정한 채용 업무를 담당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배했다"며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한 청탁으로 실제 인사 업무에 부당하게 관여했다. 불공정하게 합격 처리를 지시한 피고인들에게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2017년 하반기 사기업 은행권의 부정채용이 이슈화돼 사회 통념상 채용의 공정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됐다"면서 "피고인들은 이를 위배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 사건의 피해자는 회사와 인사담당자가 아니라 일정한 기준을 갖춰 지원서를 썼음에도 불합격한 일반 지원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전 의원 등은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서류전형과 면접 등 채용 절차에서 인사청탁을 받고 점수가 미달하는 지원자 147명(최종합격자 76명)을 채용하도록 인사담당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1차 면접에 이어 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되는 채용 절차마다 특정 응시자를 무조건 합격시키도록 인사팀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 채용 전 과정에서 불공정 정황을 확인했다.

    이들은 서류전형에 응시하지 않은 미응시자나 서류 합격 기준에 미달한 응시자를 서류전형 합격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부당 지시 등 범행 횟수는 184회에 달한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앞서 검찰은 "이상직은 수사 과정에서도 증언을 거부해 1년여 만인 오늘에도 지역할당제 등을 이야기하는 등 사실관계를 은폐하고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엄벌을 내려야 한다"며 이 전 의원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