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아들 대리시험 혐의 관련 美대학교수 증인 채택재판부 "2월1일 증인신문 진행… 선고는 그대로 2월8일"검찰 "이 사건 기소된 지 벌써 4년… 더 지연되지 않아야"
  •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부가 아들의 미국유학 시절 대리시험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낸 조지워싱턴대 교수를 대상으로 한 증인 신청을 법원이 사실상 받아들였다.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김우수·김진하·이인수)는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 부부 등의 항소심 5차 기일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원 씨가 다녔던 미국 조지워싱턴대 맥도널드 교수의 증인 채택 여부와 관련 "여러 가지 안을 검토했다"며 "교수의 진술을 재판부에서 판단의 한 자료로 삼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 측에서 증인의 여비 등 모든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내년 2월5일은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고 봤다.

    앞서 조 전 장관 측은 지난 13일 열린 이 사건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맥도널드 교수가 증인으로 나오는 것에 협조한 상태"라면서도 "직접출석은 2월 혹은 3월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가능하면 2월에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맥도널드 교수를 대상으로 한 증인신문 절차가 재판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반발했다. 또 지난 6월에는 "미국 교수를 데려다 놓고 물어본다는 것은 대한민국 재판을 희화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재판을 오는 12월18일 마무리한 뒤 내년 2월8일 선고할 예정이었음을 강조하며 "이 사건은 기록도 방대하고 쟁점도 많다. 공판기일을 무한정 끌어간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교수가 질병이나 사고 등의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조 전 장관 측에 "대체증거의 한 방법으로 (맥도널드 교수의) 진술서를 미리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2월5일이 아닌 2월1일 맥도널드 교수를 대상으로 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일의 경우 기존 계획대로 8일 항소심 판결의 선고가 가능하다는 것이 재판부가 내린 결론이다.

    양측은 모두 이에 동의했다. 검찰은 "재판부의 결정에 이의가 없다"며 "이 사건은 기소된 지 벌써 4년이 됐다. 더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신속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

    재판부는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피고인 신문도 진행하기로 했다. 정 전 교수 측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 일부 직접 해명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요청함에 따라 추가된 절차다.

    조 전 장관의 '감찰 무마' 사건 핵심 증인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끝내 증인석에 서지 않을 전망이다. 유 전 시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 기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소환하겠다. 건강문제로 주거지에서 떠나지 못하는 상태라면 강제로 출석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할지 의문"이라며 "불출석할 경우 그냥 증인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검찰은 '조민 장학금' 등 뇌물공여 혐의로 조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을 대상으로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