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주범은 정영학' 여론 설계자로 김만배 의심"김만배 허위 발언으로 잘못된 보도 내보낸 언론사도 피해자"
  •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9월7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9월7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로부터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한 추가 진술을 확보했다.

    17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여론조작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조씨로부터 "2021년 9~10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 비리의혹 주범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아니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5호 소유주)라고 말하고 다녀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최근 수사 대상이 된 일부 매체는 조씨가 언급한 시점부터 대장동 개발 비리의혹 주범은 정 회계사라는 취지로 보도했는데, 검찰은 그 배경에 김씨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수사 대상이 된 매체들은 당시 '정 회계사가 대장동사업의 처음과 끝이다' '대장동사업 초기 부산저축은행 돈 끌어온 브로커도 정 회계사다' 등 정 회계사가 주범이라는 취지의 보도를 이어갔다. 

    2021년 10월 김씨는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대장동사업 주범은 이 대표가 아니라 정 회계사라고 강조했다.

    특별수사팀은 김씨가 해당 매체 보도에 관여한 화천대유 고문 출신 언론인들을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에게 설립을 약속한 언론재단 간부로 영입하려고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다른 대장동 관련자들로부터도 "김씨가 '대장동 의혹 주범은 이 대표가 아니라 정 회계사로 몰아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 회계사가 2021년 9월26일, 10월1일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제출한 1324쪽 분량의 녹취록에는 '대장동 일당'이 주고받은 대화 등이 담겨 있다. 

    이 녹취록에는 "천화동인1호 절반은 그분 것"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시장님(이 대표)이 나(유 전 본부장)한테 그림까지 그리면서 1000억원만 있으면 된다. 나는 대장동이든 뭐든 관심 없어. 그것(1000억원)만 만들어'라고 말했다" 등 이 대표가 21차례 등장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씨 등의 허위 발언으로 잘못된 보도가 이뤄졌다면, 해당 언론사와 기사를 쓴 기자들도 피해자"라며 "다만 김씨가 어떤 목적으로 허위 발언을 하고 여론을 조작했는지는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