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측근 "김만배 지시로 만든 문서와 '대장동 Q&A' 많이 겹쳐" 진술"사업 설계 방식 상세히 담겨… 민간업자 도움 없이 알기 어려울 것"
  •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구속 기간 만료일인 7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구속 기간 만료일인 7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배포한 '대장동 개발사업 Q&A' 문건에 김만배(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씨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문건은 이 대표의 대장동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취지로 배포됐다.

    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여론조작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최근 남욱 변호사(천화동인4호 소유주)의 측근 이모 씨, 정민용 변호사(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 출신) 등을 불러 조사하면서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할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해당 문건 작성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김만배 씨의 지시로 '해명 문서'를 만들었는데, 그 문서 내용과 이 대표 캠프 문건이 상당부분 겹친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장동 관련 의혹이 보도된 직후인 2021년 9월 중순께 김씨가 남 변호사, 정 변호사 등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Q&A' 문건을 만들 것을 지시했고, 당시 미국에 있던 남 변호사를 대신해 측근 이씨가 문서를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이씨는 정 변호사에게 '5503억원 환수' 근거 등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한 뒤 이를 받아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USB(휴대용 저장 장치)에 문서를 담아 김만배 씨의 측근이자 '헬멧맨'으로 알려진 최우향 씨에게 전했다고 한다.

    이씨 등은 "이재명 캠프 문건에는 1종 우선주, 2종 우선주, 보통주별 배당 구조 등 사업 설계 방식이 상세하게 담겼다"며 "이는 민간업자의 도움 없이는 알기 어렵고, 상당부분이 김씨 측에 전달된 문서와 일치한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실제로 이 대표 측에 대장동 관련 자료를 전달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또 검찰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이 공사 내부자료를 이 대표 캠프 측에 전달했을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수사 중이다. 정 변호사 등은 "김 전 처장이 '대장동 Q&A 자료는 내가 캠프와 같이 만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적 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16일 김 전 처장이 성남시장 시절 이 대표에게 '대장동사업'과 관련해 6차례 이상 대면보고를 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의혹 해명 위한 '대장동 Q&A' 문건… 김남국, 변호사 단톡방에 공유했다 '몰매'

    당시 이재명 캠프 측은 대장동 관련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2021년 9월22일 A4 용지 56쪽 분량의 '대장동 개발사업 Q&A'라는 문건을 언론에 배포했다.

    해당 문건은 △민간사업자 공모 및 선정 △민관 공동사업(공영개발)의 구성 및 운영 △이재명 후보가 특혜를 준 것인지 여부 △화천대유 실소유자 △화천대유가 막대한 수익을 얻은 이유 △법조계 관련 인사 문제 △대장동 개발사업의 정책적 의미 등의 목차로 구성돼 있다.

    문건에는 '이재명 후보는 민간 업자가 개발이익을 독식할 것이 뻔한 것을 막고 성남시민에게 5503억원 상당의 이익이 환수되도록 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이 대표 측의 일방적 주장을 정리한 것이다.

    문건이 공개된 다음날, 당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문건을 변호사 2000여 명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업로드했다가 대화방에 있는 이들로부터 몰매를 맞은 바 있다.

    '대장동 Q&A' 관여한 정황 있는 김만배…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도

    김만배 씨는  2021년 9월15일 윤석열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과 허위 내용의 인터뷰를 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신씨와 만나 '윤석열 후보가 검사 시절 김씨 일당의 부탁을 받고 부산저축은행사건을 봐줬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을 명백한 허위 사실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신씨와 인터뷰 1주일 전 조우형 씨에게 전화해 "(신씨와 인터뷰에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 당시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 커피를 타줬다고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고 말한 것을 지난 10월16일 확인했다. 조씨는 2009년 대장동사업 당시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였던 인물이다.

    검찰은 또 신씨가 김씨로부터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받은 것이 허위 인터뷰에 응해준 대가라고 의심하고 있다.

    해당 인터뷰 녹취록을 받은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인 지난해 3월6일 '윤석열 후보가 검사 시절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일당의 부탁을 받고 부산저축은행사건을 봐줬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 보도 1시간 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널리 알려 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이라고 썼다. 

    이 대표는 뉴스타파 가짜뉴스 보도 다음날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재차 공유하면서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대장동사건의 진실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고 적었다. 대선 하루 전날 오전 9시에는 선거운동 문자를 발송하면서 '이재명 억울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뉴스타파의 기사를 공유했다. 발송 건수는 475만1051건이다.

    이후 경향신문·한겨레·오마이뉴스 등 좌파 성향 언론사들의 인용보도가 잇따르며 '윤석열 가짜뉴스'가 온라인상에 확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