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현수막 철거 등 민생 행보 강화…"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핼러윈 등 인파 밀집 대비해 주요 지점에 행안부 국장급 파견키로尹대통령 현장 강조에…김기현도 "생동감 있는 당정 회의 하자"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여야 대표 민생 협치 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오는 23일부터 당무에 복귀하는 만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정쟁 대신 민생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는 협치의 메시지다.

    정부에서도 민생 정책 행보에 주력하는 여당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민주당의 동참을 독려했다.

    김기현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언제 어디서든 야당 대표와 만나겠다"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꼬인 것을 풀고 신뢰를 쌓겠다. 협치의 생산적 국회 운영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민주당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희망의 정치, 이념을 넘어 국민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기현 대표와 이재명 대표는 비공개 회동, TV토론 등을 통해 민생에 관한 대화의 장을 만들려고 했으나 방식 등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정쟁 현수막 철거 등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만큼 이번에야말로 여야 대표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자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최근 당에서 정쟁을 유발하는 플래카드(현수막)를 철거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야당도 같이 동참해주길 바라고, 특히 민생 회복에 동참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들었다.

    이번 고위 당정은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과 오찬을 하며 주 1회로 정례화한 뒤 처음으로 열렸다. 총선이 다가오는 만큼 당에 무게를 실으려는 듯 통상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으로 잡았던 장소를 국회로 정했다.

    당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자리했다. 정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나왔다.

    한덕수 총리는 "당 지도부가 새로 꾸려진 만큼 당정이 심기일전해 정기적 소통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쓰겠다. 금주 국회 국정감사가 종료되면 본격적으로 내년 예산과 법안의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정부는 민생 최우선 관련 법률, 예산의 국회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당에서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이날 당정은 최근 경제 상황 및 대응 방향,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 가을철 축제 대비 안전강화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당정은 반도체 등 수출이 개선세에 들어가고 물가와 고용이 양호한 수준을 보여 경기회복세가 점차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 현상 지속과 중동 리스크 확대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해 서민 장바구니 물가 안정, 대외 불확실성 최소화 등을 통해 민생부담 완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당에선 향후 정책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수단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적극 추진해 줄 것으로 정부에 요청했다.

    당정은 에너지 시장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 비축유 방출, 비상반입 해외물량 도입 착수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10월 말 만료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와 유가 연동 보조금 지급 연말까지로 연장 △수도권 내 알뜰주유소 확대 △가격담합, 가짜 석유 유통 근절 △취약계층과 사회복지시설 지원대책 마련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농수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김장철 배추에 대해 가용물량 2900t(톤)을 방출하고 저온 피해로 가격이 오른 사과에 대해 계약재배 물량 1만5000t을 조기 출하하기로 했다. 수입 과일 등에 긴급 할당 과세도 11월 도입을 추진한다. 10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특별 할인행사를 추진하고 대형마트 할인 쿠폰도 지원한다.

    당정은 10월 말 핼러윈을 비롯한 전국 곳곳 축제에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밀집 장소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서울 이태원·홍대·명동, 대구 동성로 등 주요 지점에 행안부 국장급을 파견해 현장에 대응한다. 아울러 지자체 주관 행사에도 부단체장을 단장으로 한 '인파 사고예방단'을 가동키로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김기현 대표가 현장도 필요할 시 가보고 생동감 있는 (당정) 회의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통령실 참모진과 한 비공개회의에서 "민생 현장에 더 들어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