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난에 아직 위원장 확정 못해… 오는 23일 발표도 오리무중위원장 인선 함구… "김은경 혁신위 안돼" 전권 부여 등 숙제 남아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패배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국민의힘이 2기 지도부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당 쇄신을 위한 혁신위원회 구성만 남겨두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혁신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혁신위원장 선임부터 극비리에 진행하며 잡음을 최소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국정감사 이후 본격적으로 선거판이 만들어지는 만큼 혁신위가 '전권'을 부여받지 못할 경우 그 역할이 모호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일부 인사들에게 제안을 건넸지만 고사하는 등 인물난으로 아직 혁신위원장을 확정짓지 못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롯해 윤희숙 전 의원 등이 거론됐으나 명확한 답이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혁신위원장 인선이 잘되고 있으면 발표했을 것"이라며 "누가 쉽게 하시겠나. 계속 찾는 중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 후 혁신위원장 인선난과 관련해 "부정하지 않는다"며 "우리 당이 혁신하는 데 있어 상징적인 인물을 모셔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다소 늦더라도 올바르게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기 지도부 구성보다 혁신위원장 선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는 23일 최고위 회의에서 혁신위원장을 의결할 계획인 만큼 김 대표가 주말 새 다양한 후보군을 접촉할 예정이다.

    비상대책위원회·혁신위원회 등 당 위기상황에 등장하는 조직 구성은 통상적으로 하마평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 혁신위원장은 모두가 인선과 관련해 함구하면서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누군가에게 혁신위원장을 제안했다 그 인사가 거절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이 보도되는 것도 조심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내부에서는) 월요일(오는 23일)에도 혁신위원장을 발표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김은경혁신위 같은 기구로는 쇄신은커녕 총선 필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김은경혁신위는 민주당의 변화를 내세우며 지난 6월 출범했지만, 대의원 권한 축소 등을 제안하며 '이재명 지키기 혁신위'라는 비판을 받았고, '노인 폄하 발언' 등 논란까지 더해지며 두 달 만에 종료됐다.

    따라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혁신위에 어느 정도 권한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무런 권한 없이 쇄신만 내세우며 출발할 경우 총선을 앞둔 의원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자칫 당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각에서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내년 총선에서 기존 PK(부산·경남) 지역을 떠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 혁신위원장 인선과 관련 "최고위원 중에 누군가가 저를 추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혁신위원장을 맡긴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혁신위에서 결정된 사안은 거부하지 마라.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은)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 또 누구를 (혁신위원으로) 뽑든 관여하지 마라"며 "그 정도(전권 부여)는 해야 당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