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원, 2019년 박원순 시장 때 출범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서울시, 내년 예산안 148억원 편성 후 시의회에 출연 동의 요청시·시의회, 자체 혁신안 주문… 서사원은 대응 TF팀 꾸리기도
  • ▲ 지난 7월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가 서울시청으로 행진하며 공공돌봄예산 복구를 주장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 지난 7월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가 서울시청으로 행진하며 공공돌봄예산 복구를 주장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올해 100억원의 예산 삭감과 서울시의 유보금 사용 불허로 위기에 빠진 서울사회서비스원(서사원)의 내년 예산으로 서울시가 148억원을 편성하고 시의회에 출연 동의를 요청했으나 서울시의회가 지난해 "서사원이 공공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 바 있어 예산 배정을 두고 난관이 예상된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시의회에 내년 서사원 예산 147억9977만5000원의 출연 동의안을 송부했다. '출연 동의'란 서울시가 해당 예산을 배정하기 전 시의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다. 

    시는 동의안에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돌봄 사각지대 해소 △사회서비스원 종사자 처우개선 등을 출연 근거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 5월 추경 당시 추경안에 서사원을 아예 포함하지 않았다. 또 사내 유보금(42억원) 사용 불허 조치까지 내리면서 일각에서는 서사원이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지난 8월 황정일 서사원 대표가 예산안 미확충으로 사직하면서 현재 서사원은 지휘관이 없는 불안정한 상태다. 

    서사원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운영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며 인건비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약 148억원의 예산안은 지난해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했던 168억보다 20억원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다만 이는 올해 서울시 출연금 68억원보다 80억원 늘어난 수치로, 아직까지는 서울시가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다소 긍정적 의미를 띤다. 

    특히 서울시는 올해까지 운영하기 위한 유보금 사용 승인 검토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보금 사용의 경우 사전 동의가 필수는 아니다. 다만 서사원 측에서 기존의 예비비를 사용했다면 시의회 측에 보고해야 한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기관 운영에 최대한 문제가 없도록 유보금 사용을 검토하고 있으나 정확히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시의회 "출연 동의안, 현재 검토 중… 동의 여부는 간담회 걸쳐 결정될 것"

    서울시의 지원 의사와 별개로, 올해도 서울시의회 통과가 예산 배정의 난관으로 꼽힌다. 서울시의회는 '공공부문 효율화'를 위한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출연 동의안은 올라온 지 얼마 안 돼 검토 중"이라며 "동의할지 말지 여부는 간담회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에서 다음달 1일 예산안을 주면 상임위원회에서 월말에 우선 심사를 한다"면서 "이후 12월 초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차 심사를 거쳐 연말에 최종 예산안이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와 의회에서 사서원에 혁신안을 요구한 바 있다"고 전제한 이 관계자는 "현재 서사원에서는 혁신안을 만들고자 TF를 꾸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차원의 자체 혁신안 주문이 있었던 만큼, 서사원 측에서 새롭게 마련할 혁신안의 내용이 최종 예산안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사원은 서울시민에게 돌봄 서비스를 직접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박원순 전 시장 임기인 2019년 설립된 기관이다. 이 기관은 장기요양·노인돌봄·보육 등 사회서비스를 공공에서 직접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출범 당시부터 공공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거센 논란이 제기됐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서사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원 경영평가에서 A를 받았지만 올해는 C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사회서비스원 경영평가 및 업무성과 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사원은 경영성과와 사회적 가치 부문에서 평가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경영 성과에서는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해는 '비교적 미흡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사회적 가치 부문은 '우수하다'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