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도 '친명' 유력설… 친낙계 "정치적 의도 있다" 반발

친 이낙연계로 불리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석인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명계로 분류되는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이 거론되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친낙계 현역의원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한 박 전 구청장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려는 움직임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18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호남 출신의 최고위원이 한 명은 나와야 된다'는 당내 공감대 속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을) 선출했는데 갑자기 충청에서, 그것도 당내 현역의원이 있는 곳에서 최고위원을 뽑는다"면서 "이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명계(친 이재명계)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박 전 구청장은 22대 총선에서 친낙계로 평가받는 박영순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대전 대덕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친명계에서는 당 지도부에 충청권 출신 인사가 없는 만큼 박 전 구청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 대표도 이 같은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비명계는 친명계가 사실상 자신들과 가까운 원외인사를 최고위원으로 내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친낙계 현역의원을 몰아내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윤 의원은 이와 관련 "박영순 의원이 현역에서 뛰고 있고 본인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분(박 전 구청장)도 총선 출마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며 "그렇다면 사실상 당내 분란을 부추기는 것이다. 저는 그런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현근택 변호사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서 출마 준비를 하는 것을 두고는 "뭐라고 할 이유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문제는 정치 행태다. 경쟁자를 향해서 무조건 공격하고, 없는 이야기를 만들고, 그 다음 그 경쟁자를 적으로 생각한다"며 "당의 통합을 해치는, 어떻게 보면 해당행위"라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비명계 의원들의 '험지 출마론'을 두고는 "당에서 여러 중진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비명만 뽑아서 '너는 험지에 출마해라'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며 "아무런 명분도 없고, (당에서) 그런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어 민주당 지도부가 22대 총선 승리를 위해 쇄신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이 대표) 본인도 당의 승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하겠다고 이야기했으니 당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파'를 대상으로 한 징계를 철회하겠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그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못 들었지만 징계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짚었다. 

윤 의원은 "그 당시 가결·부결 자체가 당론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의원들이 자기 소신에 따라서 투표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