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집단 묵언수행 저주 풀어 달라""尹, 집권 이후 17개월 오류 인정해야""선거 후 이틀 자고 일어나니 살 만한가"
  •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관련 발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관련 발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을 눈물로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참패를 언급하며, 국민의힘 역시 대통령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담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다"며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 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여당의 집단 묵언수행 저주를 풀어 달라"며 윤 대통령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며 "그 저주는 밤비노의 저주만큼이나 오랜 시간 동안 여당을 괴롭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좀 서툴면 어떤가. 대통령선거에서 많은 것이 잘못되어가고 있을 때, 그것을 뒤집고 승리에 도달하기까지 60일이면 충분했다"고 상기한 이 전 대표는 "우리에게 주어진 180일이면 어떤 색을 칠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의 시작은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15일 4시간가량 진행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의 결론을 언급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선거 패배 이후 며칠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한 이 전 대표는 "우리 당의 의원님들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소리를 듣는 것에 지쳐, 이제는 단체로 현실 부정에 들어가기로 한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기자회견 후 이 전 대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2기 체제'를 두고 "개별 인사에 대해서는 코멘트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은 대통령이 국정 운영 기조를 전환해주고 17개월 동안 많은 국민들의 우려에 대해 유감 표명을 지시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단 한 명의 의원이라도 대통령께 진정성을 가지고 요구를 할 줄 알았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개별 의원의 발언이 아니라 의원총회 총의로써 대통령에 건의해야 되는 상황이 맞다고 본다"며 "그런데 총의는커녕 아침에 메시지를 보면 (강서구청장선거 패배 후) 이틀 자고 일어나니 살 만한가보다"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선거중독자다. 맨날 고민한다"며 "대통령이 지금의 정책기조와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고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훔쳤다. 이 전 대표와 연일 설전을 이어가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악마의 눈물 쇼"라며 "연기는 둘째치고 진심은 보이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도 "당이 갈길이 멀다"며 "서로 간에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