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5개국 "하마스 정당성·합법성 없어… 비판받아 마땅"바이든 "이스라엘은 우리의 파트너"… 美 군수품 지원 논의빈 살만 왕세자, '이슬람 형제' 팔레스타인 국민에 메시지이스라엘-하마스 양측 사망자 1500명… 하마스 "인질 처형할 것"
  •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동로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동로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 사망자가 15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스라엘은 전쟁을 공식 선언하고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서방국가들과 이슬람 주변국이 하나둘 개입할 경우 전쟁이 국제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73년 시리아와 이집트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알 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마흐무드 압바스에게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편에 서서 갈등을 멈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하마스를 지지하겠다는 취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형제'로 불리는 팔레스타인 국민을 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무하마드 왕세자는 팔레스타인 측에 "국제법을 살피고 민간인 학살이 이뤄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방위협약을 맺는다는 전제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안을 논의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두고 갈등을 빚으며 이 같은 협상도 지연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방국가들은 이스라엘 편에 섰다.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5개국 정상은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하고 결연한 지지를 표명한다.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행위를 규탄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공동성명에 참여한 5개국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다. 이들 정상은 "하마스의 테러 행위는 정당성·합법성이 없다"며 "어떤 관점에서든 비판받아야 하고 테러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 정상은 "우리는 이스라엘이 잔혹행위로부터 자국과 국민을 방어하려는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며 "동맹국이자 우방인 이스라엘이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보장하고, 궁극적으로는 평화롭고 화합된 중동을 만들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단결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별도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며 "우리는 미국 국민이 어떤 형태의 테러리즘에도 반대한다는 확고한 결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CNN은 미국 국방부가 '대공방어시스템' 등 군수품 지원을 위해 이스라엘과 논의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교전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에서는 1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최소 6326명을 넘는다.

    특히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은 "약 150명의 인질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다"면서 "이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망자와 인질 중에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우크라이나 등 외국인도 포함됐다.

    한편,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간인 주택을 대상으로 한 폭격이 계속될 경우 납치한 이스라엘 민간인 포로를 처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이 이 전쟁에서 자국민의 희생을 지켜본 가운데 적극적인 군사적 개입을 선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8일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항모전단을 이동배치하고 군 장비 등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을 동지중해로 이동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