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내려놓겠다더니… '나 편한 날 출석' 특권 요구하는 이재명

국민의힘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출석일을 임의로 정했다가 거절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출석 쇼'라고 비판했다.

일반 국민은 검찰 조사 일정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는데, 마치 소풍처럼 생각해 특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지적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 대북송금, 뇌물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30일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지했는데, 이 대표가 자기 임의로 오늘 출석하겠다 하더니, 다시 오늘 출석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수험생이 정해진 수능일이 아니라 자신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날에 혼자 시험을 치르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23일 이 대표 측에 유선과 서면으로 오는 30일 출석을 요구했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대장동·위례 개발특혜 의혹 등 다섯 번째 소환 통보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이던 2019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으로부터 대북사업 특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내일(24일) 오전에 바로 조사받으러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예정된 수사와 재판 일정을 고려해 30일 출석 일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거절했다.

이에 김 대표는 "심각한 범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이지, 나들이 소풍 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 5월 검찰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자기 마음대로 '출석 쇼'를 했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대표는 "검찰의 소환 조사 일시를 마음대로 정하는 것은 평범한 일반 국민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데 민주당 대표들에게는 그것이 마치 당연한 특권인 것으로 착각한 것이 아닌가 의문"이라며 "정말로 당당한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두려움 없이 조사에 임할 수 있는 법이다.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소환 조사 통보를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24일 국회에서 "보통 소환 조사가 있을 때 서로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 아니냐"며 "(이재명 대표는) 야당 대표이고, 여러 일정도 많은데 검찰이 30일로 일방적으로 못 박고 들어오라고 하지 않냐"라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30일에 나오라고 하는 것은 자신이 없으니까 비회기 기간에 영장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는 당당하게 방탄국회를 열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